[금융] 장기투자에 대한 오해

작성자
강창희
등록일
2006/02/24
조회수
16415

 

얼마 전 한 강의장에서 투자는 장기로 해야 한다는 내용의 강의를 했더니 투자자 한 분이 질문을 했다. 저는 OO종목을 몇 년 동안 계속 갖고 있는데도 전혀 오를 생각을 안하는데 언제까지 장기투자를 해야 하나요? 요약하면 이런 질문이었다.

 

투자자들 중에는 의외로 「장기투자란 어느 종목을 오랫동안 계속 보유하는 것」이라고 오해하고 있는 분들이 많다.

미국의 워렌 버펫을 비롯하여 장기투자로 유명한 해외의 펀드매니저들은 유망하다고 생각하는 기업의 주식을 10년, 20년 장기 보유하여 큰 수익을 올리는 사례가 많다.

 

 또한 장기투자의 사례로, 「부모가 자녀 출생기념으로 우량기업의 주식을 선물해서, 성인이 될 때까지 계속 보유한 결과 교육비의 대부분을 충당할 만큼 높은 수익율을 올렸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말 그대로 도중에 어떤 일이 생겨도 계속 보유하는 것이 장기투자의 원칙이며 계율인 것처럼 들린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꼭 그렇지 않다. 장기투자는 리스크를 줄이는 방법이기는 하지만, 그 본뜻을 오해하면 도리어 손해를 볼 수도 있다.

 

주식을 예로 들어 설명해보기로 한다. 한번 사면 계속 보유하는, 이른바 바이 앤드 홀드(buy and hold) 전략은, 한번 투자한 종목을 계속 보유한다는 의미에서는 장기투자와 같은 전략이라고 볼 수 있지만, 본 뜻에 있어서는 반드시 일치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투자시작 시점에서 「장래가 유망하고 주가도 저평가되어 있다」고 생각했던 종목도 운용을 해나가다 보면 기업실적이 부진하게 나타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때,「실적악화는 일시적인 것이며 언젠가는 회복할 것이다」라고 판단된다면 그대로 계속 보유해도 좋다. 장기운용을 하여 결과를 내는 것이 장기투자의 기본전략이기 때문에, 단기의 주가변동에 좌우되지 않는 자세가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그 업적부진이 일시적」이라는 확증이 없거나, 「기본적인 기업의 성장력에 문제가 나타났다」고 생각된다면, 장기보유를 해도 주가가 회복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도산이나 상장폐지와 같은 사태에 빠질 수도 있다. 이럴 때 무작정 보유해나가는 것은 결코 현명한 투자전략이라고 할 수 없는 것이다.

 

종합주가지수와 같이 시장 전체를 평가하는 지수(주식시장의 평가)의 경우는 다소 다르다. 개별종목이 도산 등의 이유로 시장에서 퇴장해도, 다른 한편으로 새로운 종목이 상장되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에는, 그 나라의 경제가 확대를 지속하는 한, 다소의 등락은 있더라도, 주가지수가 상승을 계속한다. 뿐만 아니다. 주식시장에서 이러한 신진대사가 계속적으로 이루어질 때 시장은 역동성을 유지하게 된다. 또한 이러한 역동성이 뒷받침될 때 경제는 확대를 지속할 수 있다.

 

장기투자는 「시장에 계속 머물러 있는 것」이 전제가 되지만, 「어떤 투자상품을 보유할까」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이다. 「도산할 가능성이 높은 회사의 주식을 팔아 치우는 것」은 장기투자의 방침에 반하는게 아니라는 것이다.

 

국내에 진출해있는 한 외국계 자산운용사는 이상과 같은 장기투자의 원칙을 철저히 지켜나가고 있다. 이 회사는 주식형펀드의 편입종목 선정기준을 「5년 이내에 2배 이상 오를 것으로 기대되는 저평가된 종목」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렇다면 일단 편입된 종목은 어느 때 매각하는가? 6개월 후, 2년 후 또는 3년 후에 목표로 했던 가격수준에 오를 때 매각한다.

 

또 한가지 매각을 하는 경우는 유망하다고 생각을 하여 편입한 종목에 문제가 생겼다고 판단될 때이다.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경영진에 문제가 있거나 영업실적이 악화될 것으로 판단될 때는 주가가 매입가격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져 있더라도 과감하게 손절매를 하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결국 장기투자란 같은 종목을 계속 보유해나가는 것이라기 보다는, 자신의 투자목적에 맞는 포트폴리오를 계속 보유해가는 것이라고 정의하는게 옳을 것이다. 위험수준이 같은 상품 중에서 종목을 교체하는 것은 장기투자의 원칙에 조금도 반하는 행위가 아니라는 것이다.

 

(미래에셋 투자교육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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