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자산을 구분하고 별도 운영하라.

작성자
김상연
등록일
2006/04/13
조회수
13025

경영학을 처음 배우면 "가계와 경영을 구분하라"라는 내용이 나온다. 조그마한 상점을 운영하는 사람일지라도 그 상점에서 운영되는 자금과 집안 살림살이에 쓰이는 자금은 구분하여 운영하여야 한다. 상점의 돈인지 집안 살림살이에 쓰이는 돈인지 구별이 되지 않으면 상점의 경영으로 수익이 나는지 손실이 나는지도 모르게 될 뿐만 아니라 내재된 문제점도 모르게 된다. 너무나 당연한 이론이다.

 

한 개인이 평생 운영하는 자산도 마찬가지다.

학교를 졸업하고 월급을 받는 직장에 다니거나 창업전선에 뛰어들어 수익이 만들어지면 보통 저축이나 적금을 시작하게 된다. 그러다가 결혼을 하고 자녀가 태어나고 가정의 지출이 복잡해지기 시작하면서 대부분의 사람들의 재정운영은 혼란상태에 빠지게 된다. 얼마를 저축하고 얼마를 어디에 쓰고 무슨 돈으로 투자를 하고 비상사태에는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에 대한 개념이 없다. 평생을 두루뭉실하게 살다가 말년이 다가오면 되는대로 인생을 정리한다.

 

대부분의 생활인들은 자산을 통합운영한다.

검소한 생활인들 가운데는 생활자금에서 남긴 돈을 평생 땅만 사 모으는 사람도 있고, 금융자산으로 운영하는 사람도 있다. 어디에 얼마만큼 투자를 하는가는 포트포리오의 문제이지만 더 근본적인 것은 돈의 운용철학일 것이다. 먼저 자산에 대한 생각이 정립되어 있어야 투자마인드도 생기는 법이다. 여기서 우리는 생활인들이 운용하는 자금을 좀더 세분하여 생활자금, 투자자금, 비상자금으로 나누고 각각의 존재근거와 운영방법에 대하여 알아보기로 합시다.

 

 

생활자금

 

의식주 등을 해결하고 종자돈을 만드는 기초가 되는 경제단위이다.

수입은 근로소득, 사업소득, 금융소득, 임대소득, 기타소득 등으로 구분하여 나눌 수 있겠고, 지출은 식료품비, 주거비, 광열수도비, 생활용품비, 의류비, 이미용, 육아, 교육비, 문화생활비, 교통비, 세금/공과금, 금융, 보험비, 경조사회비, 용돈, 차량유지비, 통신비, 접대비 등이 있을 것이다.

 

생활자금의 운영원리는 대단히 간단하다.

수입은 늘리고 지출을 줄이면 되는 것이다.

수입은 몸값을 올려 근로소득을 높이거나, 경영을 잘하여 사업을 더 번창하게 하거나, 투잡을 통하여 소득을 늘리거나, 임대소득이 되는 부동산을 소유하는 것이고 지출은 결국 식료품비 등 경직성 경비는 어쩔 수가 없으니 차량유지비, 의류비, 통신비 등을 줄이는 것이다. 이러한 지출을 줄이기 위한 노력들은 가계부 쓰기, 전기세 줄이기, 카드 안 쓰기, 연말정산 잘하기, 자가용 늦게 사기 등으로 나타난다.

 

중등교육과정에서 총가계지출액에서 식료품비가 점하는 비율을 엥겔계수(Engel’s coefficient)라고 배운다. 엥겔계수가 높은 가정이 경제적 어려움에서 탈피하기 위하여 어떤 결단을 해야 하나라는 생각을 깊이 전개해보면 어려울수록 악순환의 고리를 단호하게 끊어야 하는 노력이 왜 필수적인지 우리는 알 수 있을 것이다. 생활자금에서 어떻게 하든 절약해야 미래를 준비하는 기초를 만들 수가 있다.   

 

 

 

투자자금

 

생활자금에서 남긴 종자돈은 이제 투자자금이란 형태로 운영된다.

 

투자자금을 운용하면서 가장 중요한 점은 생활자금과 엄정하게 분리하여 운용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투자자금은 평생 투자자금의 형태로 별도 유지되며 더 많은 수익을 위해 지속적으로 재투자되어야 한다. 여기에 복리의 비밀과 자산이 어느 순간부터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시스템의 비밀이 숨겨져 있다. "농부는 굶어 죽어도 종자는 먹지 않고 투자자는 설령 차비가 없어도 투자금은 쓰지 않는다"라는 대명제는 깊이 명심해야 할 금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도 투자는 한다. 그러나 수익이 나면 더 좋은 차를 바꾸는데 쓰고 아파트 평수를 늘리는데 보태 쓰고는 다시 생활자금에서 종자돈이 넘어오기를 기다린다. 이렇게 몇 번 반복하면 가난한 인생은 봄바람같이 지나간다. 그러고 세월이 지나 아이들이 커서 교육비가 증가하고 씀씀이가 커지면 종자돈은 더 이상 넘어오지 않는다. 조금 남은 투자금마저 생활자금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여기서 평생의 재테크도 끝난다.

 

생활자금과 투자자금을 뒤섞어서 도저히 구분이 안 되도록 운영하고도 부자가 되겠다고?  좀 투자하여 돈을 벌면 멋지게 살고 싶어 못 견디겠다고? 생각을 근본적으로 바꾸어라. 워렛버펫이 주식투자로 엄청난 돈을 벌었지만 투자금을 집사고 좋은 차 사는 곳에 처음부터 썼다고 생각하는가? 진정으로 돈 자체를 좋아해야 한다. 돈보다 아름다운 옷이나 자동차나 멋진 휴대폰을 더 좋아한다면 그쪽으로 돈은 옮겨가기 마련이다. 이제는 투자수익을 생활자금으로 낭비하지 않도록 하자.

 

 

비상자금

 

살아 있는 생물이 생명을 이어가는데 안전한 곳은 어디에도 없다. 나무에 앉은 새를 보라. 한 순간도 주변 경계를 늦추지 않는다. 인간도 마찬가지다. 사회가 복잡해질수록 예상하지 않은 사고가 나고 생각하지 않았던 지출이 나가기 마련이다. 특히, 생명과 관계되는 지출은 피할 수 없다. 질병, 교통사고는 정말 피하고 싶지만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비상자금은 예비비에 해당된다. 비상자금이 없었을 때 재정의 어려움이 갑자기 닥쳐오면 생활자금과 투자자금을 운영하는데 충격으로 다가와 재정구조를 망가뜨린다. 처음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사람일지라도 MMF에 최소한 500만원 이상은 넣어 두는 여유를 우리는 가져야 한다. 비상자금은 가계의 일시적인 자금경색을 막아 주는 역할도 한다. 단돈 100만원이 없어서 갑자기 돈 빌리러 여기저기 다니는 사람에게 무엇을 기대할 것인가?

 

또한 비상자금에서 중요한 것은 보험이다. 우리가 보험을 넣는 금액은 생활자금의 8% 정도가 적당하다고 한다. 그러나 다수의 사람들은 보험을 위험관리의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저축의 수단으로 넣고 있다. 아는 사람이 권하여 거절 못하고 이것저것 생각 없이 보험을 넣는 사람이 많다. 그리하여 평생 번 돈을 보험에 다 넣고 진정한 재테크를 해보지도 못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사실 개인연금도 재테크의 입장에서는 젊어서부터 임대부동산에 관심을 가지는 것만 못할 수도 있다. 임대소득은 젊어서부터 연금이 나오는 것과 다름 아니고, 평생토록 수익이 나오고, 상속도 가능하고, 죽어서도 돈을 벌게 해준다. 그리고 원래 투자금액이 사라지지도 않는다.

 

생각을 바꾸어 근본적인 것을 정리하면 재테크가 보이고, 잘 정립된 생각은 좋은 결과를 가져오게 됩니다. 생각이 정립되지 않아서 우두커니, 우물쭈물한다면 스피드를 요구하는 세상에서 아무 것도 이루지 못합니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