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퇴직 후 인생 40대부터 준비하자’

작성자
윤기림
등록일
2006/04/12
조회수
18361

요즘 재테크 최대의 관심사는 단연 은퇴준비입니다. 갈수록 수명은 늘어나고, 국민연금은 못 믿겠고, 모아놓은 돈은 없고... 하지만 이러한 현실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은퇴는 아직 먼 훗날의 문제라고 생각하거나 준비에 대한 필요성은 느끼면서도 실제로 실천에 옮기고 있는 사람은 불과 23%에 지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주택마련이나 자녀의 학자금조달 등 발등에 떨어진 불씨를 처리하느라 은퇴 후의 화마를 실감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은퇴준비는 이르면 이를수록 좋다고 이야기합니다. 일찍부터 은퇴설계를 한다는 것은 장래 변수를 예상하고 미래의 삶을 스스로 통제해 나가는데 도움이 되며, 장기투자를 통해 투자위험을 줄이고 매월 적은 금액의 투자로 여유 있는 준비를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얼마 전 ‘은퇴준비 현실적으로 하자!’라는 칼럼을 쓰고 난후 독자들로부터 은퇴를 어떻게 준비해야하느냐는 문의를 많이 받았습니다. 그 중 상당수가 이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40대 초중반으로, 자식교육자금의 부담이 커서 은퇴준비를 할 여력이 없는데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내용이 주류를 이루었습니다. 그럼 더 이상 은퇴준비를 미룰 수 없는 40대에 합리적으로 은퇴준비를 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작년 모 일간지에서, IMF때 명예퇴직당한 선배들을 보며 은퇴준비의 필요성을 절감해 작성한 ‘은퇴까지 남은 10년간 준비해야 할 리스트’라는 글을 보고, 은퇴에도 철저한 사전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던 적이 있습니다. 아내와의 관계를 중요시하며 자기만의 프로그램을 만들어 꾸준히 실천하고 있다는 내용으로, 다소 무리한 계획도 있었지만 은퇴 후를 열정적으로 보낼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러면 은퇴를 위해 어떤 준비를 해야 하고 점검해야 할 내용들은 무엇인지 하나하나 짚어보기로 하겠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은퇴준비하면 경제적인 준비만을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생활비만 넉넉하다고 편안한 은퇴생활을 할 수 있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은퇴시기, 자녀의 독립시기, 은퇴 후 거주지, 은퇴 후 직업, 은퇴 후 생활비, 남은 가족을 위한 재산상속 계획, 은퇴 후 지속할 수 있는 취미와 모임, 함께 늙어갈 재무 설계사 등이 반영된 나만의 은퇴계획을 수립해야합니다.

 

 

첫째, 은퇴시기를 언제로 할 것인가?

 

사오정, 오륙도 등에서 읽을 수 있듯이 고용의 불안정성으로 인해 은퇴를 고려하는 시기가 빨라져 대부분 55세 전후에 은퇴하기를 희망합니다. 하지만 은퇴의 시기는 남들이 55세에 하니까 나도 그때쯤 하지 않을까 하는 식의 막연한 생각은 안 됩니다. 은퇴준비가 80%이상 갖추어진 후를 은퇴의 시기로 보시면 됩니다.

 

둘째, 자녀는 언제 독립시킬 것인가?

 

은퇴준비에 가장 큰 부담요소로 자녀의 교육자금을 꼽는 분들이 많습니다. 원하는 것은 뭐든 해주고 싶은 게 부모마음이겠지만, 적당한 시기에 자녀를 독립시켜야만 은퇴준비를 원활히 할 수 있습니다. 대학학비의 절반정도만 부담하고 나머지는 자력으로 준비시키는 것이 은퇴준비와 자녀의 자립을 위해서 좋겠습니다.

 

셋째, 은퇴 후 어디에 거주할 것인가?

 

최근 8.31부동산대책으로 인한 보유세 강화로, 노후를 위해 마련한 강남 50평 아파트의 보유세가 월100만원이 넘어 도저히 생활이 어렵게 되어 처분하고 이사를 하려고 해도 주변 아파트 값이 너무 올라 부대비용을 제하면 40평 아파트조차 살 수 없다고 하소연하시는 분을 보았습니다. 이처럼 거주지의 선정도 은퇴준비의 큰 부분을 차지합니다. 전원주택을 꿈꾸는 분들이 많은데 전원주택지로 선호하는 지역의 경우도 평당 1,000만원 안팎으로 만만치 않은 부담이 됩니다. 계획을 잘 세워 미리 준비방안을 강구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넷째, 은퇴 후 어떤 일을 할 것인가?

 

은퇴는 생업에서의 은퇴를 의미하지, 인생에서의 은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흔히 은퇴를 절반의 은퇴(Semi-retire)라고 하는 이유도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은퇴 후 즐기면서 할 수 있는, 일하는 즐거움을 향유할 수 있는 평생직업을 준비해야합니다. 사회사업이나 컨설팅 등도 좋은 예가 될 수 있습니다.  

 

다섯째, 은퇴 후 생활비는 얼마정도 필요할 것인가?

 

은퇴 후 생활비는 크게 의식주와 병원비용을 말하는 생계비와 취미활동을 위한 여가생활비를 말합니다. 보통 40세 기준으로 월200만원의 생활비가 필요하고 55세에 은퇴하고 85세까지 생존한다고 가정했을 때 물가상승률 4%, 은퇴자금의 수익률 5%를 기준으로 은퇴시점인 55세에 필요한 총 은퇴일시금은 약11억 2,177만원입니다. 남은 기간 15년 동안 11억2천만 원 정도를 마련해야만 한다는 말이 됩니다.

 

 은퇴 후 10년 정도는 여행과 취미활동을 즐기며 지내는 가장 활동적인 활동기, 그 다음은 가족과 친구들을 그리워하고 자연을 그리워하는 10년간의 회상기, 마지막으로, 육체의 노쇠화로 인해 병원비가 많이 필요한 간병기 등을 고려하여 은퇴 후 자산운영계획도 잘 수립하여야 합니다.

 

여섯째, 남은 가족을 위한 상속계획은 준비되어 있는가?

 

조강지처를 버리고 성공한 사람은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실제로 미국에서 자수성가한 백만장자들은 한결같이 성공의 주춧돌로 내조 잘하는 배우자를 꼽고 있습니다. 성공한 사람이라면 은퇴준비에 있어서도 가족과 배우자를 배려하는 자세가 필수입니다. 평균적으로 7~10년을 홀로 살아야하는 배우자를 위한 준비와 나중에 재산문제로 가족간 불화가 생기지 않도록 유산상속에 대한 준비도 해두어야 합니다.  

 

일곱째, 은퇴 후 지속할 수 있는 취미와 모임은 있는가?

 

시간이 남아돌고, 할 일이 없어지며, 언제나 만날 수 있는 사람이 없어지는 은퇴생활을 잘하기 위해서는 등산, 달리기, 여행, 미술 감상, 사진 촬영 등 적은 비용으로 가족과 함께 하면서 자연 속에서 심신을 단련하고 삶의 의욕을 북돋을 수 있는 취미가 있어야 합니다. 또한, 할일 없이 남겨진 시간을 자신과 남을 위해 봉사하며 여유를 갖거나 종교 활동 등을 통해 끊임없이 대화할 수 있는 친구들을 만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여덟째, 함께 늙어갈 재무 설계사가 있는가?

 

은퇴계획을 아무리 잘 세웠더라도 꾸준히 실천해 갈 수 없다면 의미가 없습니다. 은퇴계획을 꾸준히 실천해 갈 수 있도록 도와주고 은퇴 이후에 발생하게 되는 여러 가지 문제들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전문가와 함께 할 수 있다는 건 홀로 떠나는 외로운 여행길의 든든한 지팡이와 같습니다.

 

지금까지 은퇴준비를 하는데 고려해야할 사항을 살펴보았습니다.

 

은퇴준비는 단순히 은퇴자금만 준비하면 되는 것이 아닙니다. 위의 고려사항들을 고려하여 하나하나 준비해야하며 일찍 시작해야 여유롭게 준비할 수 있습니다. 막연하게 준비하면 은퇴 후도 막연해지고, 실천에 옮기지 않으면 편안하고 안락한 은퇴생활은 아무도 보장해주지 않습니다. 전문가와 상의하여 본격적인 은퇴준비를 할 때입니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