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안개속에서도 편안해지는 방법

작성자
홍성범
등록일
2009/04/02
조회수
7084

안개가 짙은 여행길은 운전하기가 여간 까다로운 것이 아니다. 속도도 줄여야 하고, 차간 안전 거리도 좀 넓게 확보할 필요가 있다. 그렇게 하고도 여전히 좌우, 전후방을 열심히 확인하는 노력을 해야 안전한 운행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오늘날 금융 환경을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오리무중(五里霧中)’이라는 단어가 딱 맞을 듯 하다. 환율은 물론이고, 주가와 물가도 어떤 경제 예측도 섣불리 할 수 없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이런 오리무중에서 편안해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사람들의 공포는 무지에서 기인하는 바가 크다. 불확실성은 두려움을 불러일으키는 대표적 요소다. 공포영화에서 두근거림이 유지되는 이유는 주인공의 뒤에서 무엇인가 튀어나올 것만 같은 긴장감 때문이고, 이런 맥락에서 우리는 아는 내용의 공포 영화를 다시 볼때면 훨씬 더 편안하게 볼 수 있게 된다. 결국 당신의 예상 범위 내에서 어떤 일들이 발생하는 것은 당신에게 어떤 불편함도 줄 수 없다는 뜻이다. 편안해지기 위해서는 당신의 예측력이 높아져야 하는 셈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안개속에서 예측력을 높이고 안전운행을 할 수 있을까?

즉, 당신이 운전석에서 편안해지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조언을 새겨들을 것을 권하고 싶다.

 

1.       연료가 충분한지 확인하라.
당신의 자동차는 성능에 문제가 없고, 당신의 운전 실력 또한 엉망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목적지에 도달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면 믿을 수 있겠는가? 말콤 글래드웰의 최근작 [아웃라이어]에는 활주로가 정리되기를 기다리기 위해서 공항 상공에서 대기하다가 연료 부족으로 추락한 비행기 사고에 대한 얘기가 나온다. 어처구니 없는 일이지만, 이런 일은 투자 환경에서도 심심치 않게 발견된다. 당신의 자동차가 멈춰서서 지나가는 자동차에 도움을 얻기 위해 길가에 서서 많은 시간을 허비하고 싶지 않다면, 연료가 충분한지 항상 확인해야 한다. 물론 투자환경에서의 연료는 다름 아닌 당신의 현금 유동성을 의미한다. 최소한 당신 차의 연료통의 절반 이상은 연료가 꽉꽉 채워져 있어야 한다. 자동차 주유등에 불이 들어오면 신기하게도 당신 주위의 주유소는 마술에라도 걸린 듯 숨어버려 찾을 수가 없게 될 것이다. 특히 당신의 여행이 얼마나 걸릴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면 당신의 연료 상황을 시간마다 꼼꼼하게 확인할 필요가 있다.

2.       브레이크에 발을 얹고 속도를 줄여라.
규정 속도를 지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특히 시야를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의 운전은 더욱 더 조심해야 한다. 빠른 Speed는 달리는동안 당신에게 상당한 쾌감을 안겨주지만, 느닷없이 나타난 돌발 상황에는 적절한 대응을 할 수 없도록 한다. 따라서 당신은 조금은 여유를 갖고 속도를 줄일 필요가 있다. 투자환경에서의 속도는 기대수익률이라는 말로 치환될 수 있다. 안개와 같은 환경에서는 기대수익률을 낮출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시야가 확보된 때에는 속도감을 만끽해도 좋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평소보다 20~30% 정도 속도를 낮추어야 하는 것처럼 당신의 투자에 대한 기대 심리도 조금 하향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3.       백미러만 보고 운전하지 마라.
사방을 주시하는 것은 안전 운행에 필수적인 요소이다. 좌우측은 물론이고 전방과 후방에 대한 감시 또한 게을리 하지 않는 것이 좋다. 하지만, 투자가 운전과 다른 단 한가지가 바로 이것인데 투자라는 환경에서는 백미러를 너무 중요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후진할 때가 아니라면 백미러나 사이드미러를 뚫어지게 주시할 이유가 없다. 백미러만 보고 있다는 것은 과거의 수익률이나 성과에만 너무 관심을 갖고 있다는 뜻이다. 과거라고 하는 것이 전혀 의미가 없다는 얘기가 아니다. 지나온 길보다는 앞으로 가야 할 길이 더 중요하다는 뜻이다. 당신의 차는 앞으로 가고 있고, 다행스럽게 당신 뒤를 바짝 붙어 따라오는 차가 없다는 것을 기억하기 바란다.

 

 여행이 즐거우려면 목적지에 도달하는 과정도 즐길 줄 알아야 한다. 차창에 비친 주위 풍경을 보고 감탄할 줄 모른다면 그 여행에서 누릴 수 있는 즐거움의 절반은 날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하자. 삶을 100m 달리기가 아닌 42.195km를 달려야 하는 마라톤에 비유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라 필자는 믿는다.

 

 같은 이치로 당신은 어떤 방식으로든 당신의 삶이 끝나는 그 순간까지 당신의 자금을 운용하게 될 것이다. 당신의 삶과 동일한 기간동안 어떤 식으로든 재무활동을 하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이처럼 긴 운용을 하다보면 당신의 능력이나 판단과는 무관하게 힘들고 어려운 순간들을 마주치게 되는 것이 세상 이치인지도 모르겠다. 바로 요즘의 대한민국이 그러하고, 어쩌면 이보다 더 어렵고 힘든 순간이 또 우리 앞에 예정되어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래서 어쩌면 매우 무책임할 수 있는 조언을 할 수 밖에 없다. 삶은 계속 될 것이고, 지금도 결국은 지나나게 되리라는 점이다. 조금만 속도를 줄이고 여유있는 마음으로 주위 풍경을 바라보라는 것은 너무 무책임한 조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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