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은 것도 많고 해야 할 일도 많은 세상입니다. 주말에 나가서 근무를 하자니 가족이 울고,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자니 코 앞에 닥친 인사고과가 떠오릅니다. 우리는 매 순간마다 무엇인가를 선택해야 하는 삶을 강요당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가진 재화와 능력이 유한하기 때문이죠. ‘유한성(有限性)’이야말로 오늘을 사는 현대인들의 고민이자, 갈등과 좌절의 원천이 되는 것이 아닐까요? 그래서 김상중 교수는 ¡¸고민하는 힘」이야말로 불안과 고민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것이라고 말씀하셨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무엇을 위해 어떤 고민을 해야 한다는 것일까요?
오뉴월 감기는 강아지도 안 걸린다는데 저는 요새 심한 목 감기에 걸려 고생을 좀 하고 있습니다. 명색이 강의를 하며 먹고 사는 업(業)을 가진 사람이 참 꼴이 말이 아닙니다. 환경의 영향 탓일까요, 아니면 감기 바이러스들이 이미 웬만한 약에는 상당한 내성을 가져버렸기 때문일까요? 어지간한 약으로는 효과를 볼 수 없고, 결국 병원까지 발걸음을 하게 만들어 버리는 요새 감기는 예전보다 훨씬 더 질기고 세졌습니다. 독해지는 건 사람만은 아닌 듯 합니다.

감기를 치료하기 위해서 우리가 취할 수 있는 조치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 수 있을까요. 약국에 가서 증상을 얘기하고 약을 조제해서 복용할 수도 있고, 병원에 가서 주사를 맞을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어머님이 해 주신 따끈한 국물을 한 접시 비우고, 뜨거운 아랫목에서 땀을 쫙 빼고 나면 개운해질 지도 모를 일입니다.
약을 복용하건 병원에 가서 주사를 맞건, 아랫목에서 두꺼운 이불을 뒤집어쓰고 한숨 푹 자건 이런 조치들로 인해 감기가 치료가 된다면 이 세 가지의 방법은 모두 감기 치료에 ‘효과적(效果的, Effective)’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요컨대 ‘효과적’이라는 말은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의도했던 방향으로 변화가 생긴다는 뜻이죠.
그런데, 효율적이라는 말은 효과적이라는 말과는 다릅니다. 예를 들어 감기가 완전히 치료될 때까지 약은 10번을 복용해야 하고, 주사는 한 번만 맞으면 된다고 가정해 볼까요? 둘 다 감기 치료에 효과적이지만, 더 효율적인 치료법은 어떤 것입니까? 두말할 것도 없이 병원에 가서 주사를 맞는 것입니다. ‘효율적(效率的, Efficient)’이라는 말은 결국 우리가 가진 재화와 노력을 좀 더 의미 있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해 준다는 뜻입니다. 경제학에서 얘기하는 ‘최소 비용으로 최대 효과’를 만들어 내는 것이라고 할 수 있죠.
한 가지 조심스럽게 말씀 드리고 싶은 것은, 효율성은 단순하게 돈을 많이 벌거나, 직장 내에서 빠르게 승진하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모두 다양한 인생의 모습을 살아갑니다. 일터에서는 좋은 동료이자 유능한 직장인이 되어야 할 것이고, 가정에서는 믿음직한 아빠 혹은 좋은 아들로서의 삶을 살아야 하죠. 친구들 사이에서는 신뢰할만한 친구가 되어야 하고, 동호회 모임이나 종교활동에서 우리에게 기대되는 역할이 또 있게 마련입니다.
효율성은 이러한 다양한 삶의 모습들의 균형점을 찾아주는 역할을 해 주는 것이라 이해하시면 어떨까요? 좋은 아빠가 되면서, 동시에 유능한 사회인이 되도록 해 주는 키 포인트가 바로 효율성이라는 단어에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있습니다.
인정하고 싶지 않아도 우리는 효율성이 강조되는 사회에 살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우리는 효과적으로 일해야 하고, 유능해지려면 좀 더 효율적이 되어야 합니다. 뿐만 아니라 좀 더 행복하고 즐거운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도 효율적이 될 필요가 있습니다. 여러분이 가진 시간과 노력이 좀 더 가치를 가질 수 있도록 고민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효과적인 삶을 살기 위해서는 ‘목표와 가치’에 집중해야 하고, 효율적인 삶을 살기 위해서는 ‘창의적 계획’이 필요한 법이죠. 요컨대 행복한 삶의 원천은 ‘열심히’ 살아가는데 있지 않고, ‘현명하게’ 살아가는데 있는 것임을 기억해 보신다면, 여러분의 삶이 좀 더 가치 있고 의미 있는 시간들로 채워지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