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뱀대가리보다 용꼬리! 선진국vs.이머징마켓 ①

작성자
김의경
등록일
2009/06/25
조회수
6973

지난 6월 중순, MSCI선진국지수 편입결과 발표에서 우리나라의 편입이 무산되었다. 반면 우리와 함께 선진국지수 편입검토 대상이었던 이스라엘은 2010년 5월 편입하는 것으로 결정되었다.

 

MSCI지수란 Morgan Stanley Capital International에서 발표하는 지수로서 전세계를 대상으로 투자하는 대형펀드, 특히 미국계 펀드의 운용에 주요 기준으로 사용되는 지수다. 이는 다시 ‘선진국지수’와 ‘이머징마켓지수’로 크게 나누어진다. 우리나라는 현재 MSCI이머징마켓지수에 편입되어 있다. 참고로 MSCI지수와 경쟁관계에 있는 지수로 FTSE(Financial Times Stock Exchange)지수가 있다.

 

우리나라는 원화거래자유화, 외국인투자자등록시스템의 경직성, 반경쟁적조치 등의 3가지 이슈가 해결되기까지 선진국지수 편입을 보류하겠다는 입장이었다. 기대했던 일이 무산되면서 우리 정부나 증시 관계자들의 실망의 기색이 없지 않았다. 하지만 무산 발표에도 불구하고 우리 주식시장은 별 다른 영향을 받지 않았다.

 

그 이유는 (i)우리나라가 선진국시장으로 편입하게 될 때 해당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가 채 되지 않을 전망이라는 것. (ii)아울러 이머징마켓에서 편출되면서 빠져나갈 자금이 오히려 선진국시장 편입으로 들어올 자금 유입보다 클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iii)여기다 최근 미국경제의 조기 회복 기대감이 약해지면서 오히려 중국을 중심으로 한 이머징마켓에 대한 기대감이 확대되고 있다는 사실도 작용한 것 같다. 실제 MSCI선진국 지수의 PER 대비 이머징마켓 지수의 PER가 2008년 11월을 저점으로 꾸준하게 상승하고 있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이번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의 무산에도 불구하고 우리증시가 큰 타격이 없었던 것은 용의 꼬리가 되느니, 약진하는 뱀의 대가리로 남아있는 게 현재로선 유리하다는 심리가 우리 증시에 작용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고 계속해서 이머징마켓에 남아 있는 게 좋은 것일까? 용 꼬리보다 뱀 대가리가 훨씬 유리한 것일까? 필자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우리와 같이 이머징마켓에 속하는 나라들을 자세히 살펴보자. 중국을 비롯하여 대만, 태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말레이시아, 브라질, 멕시코, 칠레, 폴란드, 체코 등이다. 언뜻 보더라도 기분이 조금 나빠지는 걸(?) 느낄 수 있다. 적어도 세계인의 눈에는 우리가 태국이나, 필리핀, 칠레 등과 같은 레벨로 보인다는 것이다.

 

우리가 숙적, 라이벌이라고 여기고 있는(물론, 세계의 모든 나라가 이점을 인정하진 않겠지만) 일본은 고사하고라도 이탈리아, 그리스, 호주도 여기엔 없다. 그렇다. 우리가 평소 우리보다 못하다고 생각하는 (이것 역시 국수주의적 발상일수도 있겠지만) 필리핀이나 태국과 우리가 동급이라니…

 

물론, 문제는 단지 우리보다 경제적으로 못한 국가들과 함께 이머징마켓에 포함되어 있기에 기분학상 언짢다는 이야기를 하려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이머징마켓에 머물러 있는 것은 어쩌면 그것보다 더 심각할 수 있다. 그 이유에 설명하기 위해서는 과거 1997년 후반 불어 닥친 아시아의 금융위기를 상기해 봐야 할 것이다.

 

<②편으로 계속>

 

 

"금리만 알아도 경제가 보인다"  저자  김의경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