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만화책을 접할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지만, 학교 다닐 적에 만화(특히 무협지)를 무척이나 좋아했습니다. 무협지를 보면 고수들끼리
인내심을 잃은 상대가 공격에 나서 방어벽을 허물면 이 순간을 놓치지 않고 치명적인 반격을 가함으로써 결투는 끝납니다. 일반적으로 상대와의 싸움에서도 상대방의 약을 바짝 올려 길길이 날뛰게 함으로써 심리전에서 이기기도 하구요.
일본의 어느 유명한 사무라이는 일부러 대결 장소에 늦게 나타나 화가나 길길이 날뛰는 상대방의 목을 단칼에 베기도 했다고 합니다. 뛰어난 사무라이는 칼을 잘 쓰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을 스스로 평정한 사람이라고 합니다.
경제와 주식은 심리다라는 말이 있듯이, 기술보다는 마음가짐이 주식이건 펀드건 부동산이건 투자에서도 통한다고 봅니다. 누구나 돈을 벌려고 하는 주식투자이지만 역설적으로 위험관리는 뒷전이고 고수익만 노리다 참담한 실패를 하는 경우를 많이 봅니다.
어떤 투자건 소박하게 '은행이자 + 알파'수익을 얻겠다는 마음으로 시장과 외로운 싸움을 하면 오래 참음으로써, 거져 얻어지는 것이 아닌 고통에 대한 대가를 받게 됩니다.
'월가의 전설'로 불리는 피터린치는 13년간 2,700% 연평균 29%라는 경이로운 수익률을 올렸습니다. 그러나 그가 운용한 '마젤란펀드'에 투자한 고객 중 절반 이상이 손해를 봤다고 합니다.
투자수익이 좋다고 소문이 난 시점에서 투자에 나섰다가 수익률이 부진한 것을 보고 얼마 안되서 투자자금을 회수한 탓이기 때문이죠. 주식투자 수익의 90%가 전체 기간의 2%에 해당하는 기간에 발생한다고 하는데, 단타 투자자들은 과실의 달콤함을 맛볼 수가 없게 마련이지요.
그래서 대안으로써 가치투자니 장기투자를 강조하는 것이구요.
크리스토퍼 브라운은 [가치투자의 비밀]에서 고수익을 얻기 위해서는 2가지 원칙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첫째, 투자를 쇼핑하듯 '소고기 등심 사듯'사라! 최대한 쌀 때 혹은 세일할 때 사라는 의미입니다. 둘째, 시장에 최대한 오래 머물러라! 장기투자를 말하는 것이겠죠?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라는 말이 있듯이, 주식시장 전망이 아무리 좋다고 해도 언제까지 좋을 수는 없듯이, 쥐구멍에도 볕들 날이 있는 법입니다.
물론 경제동향 등을 먼저 살펴봐야 하겠지만, 펀더멘털에 근거해 주식을 샀다면 지금은 천덕꾸러기로 보인다고 해서 손절매 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죠.
주식투자는 단거리 달리기가 아닌 마라톤입니다.
산책에 나선 애완견과 주인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지만 결국 집에는 함께 들어 가듯이 주가는 결국 기업가치에 수렴한다고 심리싸움에서 지지 말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증권시장 현장에서 가끔 단기수익을 갈망하는 나머지 안타까운 분(제 자신 포함)들을 자주 봅니다. 이처럼 주식투자는 어떤 의미에서 보면 정신과 영역이 아닌가 생각하며, 성격과 인생관부터 바꿔야 길이 열리는 거 같습니다.
자신의 마음부터 평정해야 진정한 고수가 되는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