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중반의 경수와 상진은 둘 다 한 달 만에 10kg을 감량했다. 한 달 만에 그 정도의 체중을 감량했다면 둘 다 대단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경수는 몸무게가 120kg이었고 상진이는 55kg이었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경수와 같은 거구의 사람에게는 10kg은 큰 것이 아니다. 적당한 운동을 꾸준히 해서 땀만 빼주어도 그 정도는 빠진다. 물론, 그 이상 빠지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겠지만 말이다. 하지만 비쩍 마른 체격인 상진이의 경우는 다르다. 30대 중반의 성인 남성이 55kg에서 45kg으로 뺀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또한 자칫 잘못하다가는 건강에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다.
경제에서도 이러한 논리는 적용된다.
예를 들어 A국과 B국 모두 올해 100억 달러의 무역적자가 났다고 해보자. 적자 수준으로 보면 둘 다 똑 같은 금액이다. 하지만 A국은 엄청나게 심각하게 받아 들이고 있는 반면, B국은 별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을 하고 있다.
그 이유를 살펴보니 A국의 국내총생산(GDP)은 겨우 500억 달러이고, B국의 GDP는 무려 1조 달러였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같은 100억 달러의 적자 규모가 A국의 경우는 GDP의 20%에 달하는데 반해 B국의 경우는 겨우 GDP의 1%밖에 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둘 다 무역적자가 발생한 것은 틀림없지만 B국의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경제규모에 비해 그 비중이 크지 않으나 A국은 치명적인 규모인 것이다.
이렇듯 같은 무역적자라고 해도 그 나라 경제규모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인지가 중요하다. 이때 한 국가의 경제규모로 주로 사용되는 것이 국내총생산(GDP)인 것이다. 다시 말해 GDP 규모란 한 국가의 체중이나 체격과 같은 것이다.
따라서 무역흑자나 주식시장규모 그리고 재정적자 등의 여러 경제지표에 대해 그 나라 GDP의 과연 몇 %를 차지하나를 비교해 보는 습관이 필요하다. 그래야 그 진짜 의미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얼마 전 미국 백악관 예산관리국에서는 10년 후 미국의 재정적자가 9조 달러에 달할 것이라는 걱정스런 전망을 발표했다. 여기서 9조 달러라는 금액의 크기도 엄청나지만 무엇보다 예산관리국이 걱정스러워 한 것은 9조 달러가 미국 GDP의 69%를 차지할 것이라는 사실이었다. 미국의 GDP가 미국의 경제 체격을 의미하는 데 이를 기준으로 69%에 달하는 규모의 재정적자라는 사실이 더욱더 걱정스러운 것이다.
참고로 2009년 미국의 재정적자(예상치)는 1조6,000억 달러로 GDP의 12%를 상회하고 있다. 지금도 체격에 비해 만만치 않은 비중이다. 따라서 미국은 오늘도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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