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복권계의 지존(?)은 로또가 아니다

작성자
정태조
등록일
2003/10/07
조회수
7274

 매년 이맘 때쯤 되면 세법개정안이 발표되고 개정안에 대한 특집기사가 신문지면을 장식하곤 하는데 특히 연말정산에 관한 내용들은 단골 메뉴로 등장한다. 봉으로 취급당하고 무지막지하게 뜯겼던 세금에 대한 근로자의 소리없는 아우성이 시작되는 시점이기도 하다.

 

 절세테크라는 혹하는 제목으로 여기저기서 절세요령을 다루기 시작하는데 그 중에 하나가 신용카드 소득공제이다. 대박심리를 겨냥한 카드영수증 복권제도 빠지지 않고 언급한다. 이런 분위기에 쓸려 11월이 되면 신용카드 소득공제의 막차를 타려는 순진한 사람들 때문에 신용카드 사용액이 급증하기도 한다. 백분율(%)의 함정에 걸려든 사람들이다. 이런 사람들을 위해서 신용카드 영수증복권제와 소득공제에 관한 몇가지 허와 실을 얘기하고자 한다.

 

 

1. 공전의 히트상품(카드영수증 복권)

 

 국세청이 자랑하는 신용카드영수증 복권제는 신용카드 사용 활성화를 통하여 자영사업자의 과세표준 현실화를 도모하기 위하여 2000. 2. 26(토) 1월 사용분에 대하여 첫 추첨을 실시한 이래 지금까지 40여회에 걸쳐 매월 마지막 주 토요일 오후 4시부터 KBS- 1TV를 통하여 생방송으로 공개추첨하고 있다.

 

 자영업자의 세금과 관련이 있는 재화·용역거래는 복권제 시행 등으로 1999년도에 비해 2002년도는 건수는 약 3억건에서 16억건으로 금액은 약 42조에서 174조로 약 4배정도 불어났으며 이에 따른 부가가치세와 종합소득세의 세수증가는 약 4조원에 이른다.

연간 상금으로 지급되는 금액은 약 200억 정도 되므로 약 200배 정도의 장사를 한 셈이다. 가만히 앉아서 3조 9천 800억을 남겼으니...ㅋㅋ

 

 내심 복권에 당첨될 수 있다는 즐거운 상상에 신용카드를 긁고 매월 발표되는 당첨자 명단을 확인해 본 독자도 적지 않으리라 본다. 상상은 하되 확인하는 수고는 하지 마시라. 확률상으로 따지면 어림잡아 그 어렵다는 로또 당첨확률 약 1/8,600,000의 1/15배 정도인 약 1/140,000,000(월평균 신용카드 사용건수)이다. 여기에다 당첨금액(로또당첨금액 평균 100억 가정, 카드복권 1억) 비율을 추가하면 확률은 약 1/100배 정도 더 낮아진다. 그야말로 복권계의 초절정고수인 셈이다.

 

 음성적 세원발굴의 긍정적인 측면을 인정하지 않는 건 아니지만 그 이면에 감춰진 사회적 비용에 비하면 세수증가 4조는 새발의 피에 지나지 않는다. 단순하게 신용불량자 1인당 부채를 5백만원씩 계산한다 하더라도 17조원(5백만*340만명)이 된다. 분수껏 쓰는 직불카드를 활성화 시켰다면(현재 직불카드 가맹점 수는 신용카드 가맹점의 1/8에 지나지 않는다) 도랑도 치고 가재도 잡았을 것을...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운격이 이 아니고 무엇이랴. 오호애재라!

  

2. 계륵(환급세액)

 

 12월 초쯤 은행이나 카드사로부터 신용카드 사용금액 확인서를 받고 사용금액이 많은 사람들은 지나간 소비를 후회하면서도 연말정산시 소득공제의 기대를 은근히 가지게 된다. 하지만 환급세액을 분석해 보면 카드공제혜택은 그야말로 병아리 눈물만큼이다.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연말정산 담당자에게 따져본 후(이 정도 경지는 세금에 대해서 상당한 캅像?가진 사람이며 대부분은 그냥 넘어간다) 그때서야 백분율(%)에 속은 것을 알게된다.

 

☞ 사례를 들어 확인해 보자


연간 급여가 3,000만원인 근로자의 신용카드 사용금액이 1,000만원인 경우 실제로 받는 혜택은 얼마나 될까?(공제대상 부양가족 3인, 의료비공제 300만, 교육비공제 300만)

 

1) 소득공제대상금액 계산 : 700만원

  * 1,000만원(총사용액)-300만원(급여의 10%)

2) 소득공제액 계산

  * 700만원×20% = 140만원

 

140만원 소득공제는 일견 많아 보이지만 어디까지나 소득공제액일 뿐이다. 여기에 소득세율을 곱한 금액을 실제로 환급받는 것이다. 소득세율은 소득금액 구간별로 누진세율을 적용하는데 1,000만원 이하는 9%, 1,000만~4,000만은 18%, 4,000만~8,000만은 27%, 8,000만 이상은 36%이다. 위 사례의 경우 여타공제액을 제외하면 9% 세율을 적용받게 되므로 실질적인 환급액은 12만6천원(140만*9%)에 불과하다. 사용금액 1,000만원 대비 1.2%의 환급이다. 그러나 신용카드 사용장려를 독려할 때는 이런 내막(물론 개개인의 상황에 따라서 적용세율구간이 달라지므로 고정적으로 실질환급액을 설명하는건 어렵다)을 정확하게 표시하지 않은 채 사용금액의 20%를 소득공제 한다고 선전함으로써 국민을 우민으로 만들어 왔던 것이다.

 

 

3. 히든카드

 

 1) 직불카드

 

 각설하고.. 10원의 가치를 아는 재테크 마니아들을 위해서 신용카드보다 훨 비교우위에 있는 직불카드의 종류 및 효능에 대해서 몇가지 알아보고자 한다.

 

 ▒ 직불카드란 ?

 직불카드는 기존 외상거래(신용공여) 기능을 강조했던 신용카드와 달리 예금잔액 범위내에서만 사용할 수 있고 할부구매나 현금서비스는 받을 수 없다. 자신의 소득수준에 맞게 예금잔고 내에서만 사용할 수 있으므로 무분별한 외상거래로 인한 연체나 신용불량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으며 과소비를 방지할 수 있게 된다.

 

▒ 소득공제는 얼마나 ?

 

올해 연말정산에는 총급여액의 10%를 초과하는 카드 사용금액 중에서 신용카드는 20%, 직불카드는 30%까지 소득공제(500만원 한도)를 받을 수 있다.

 

 정부가 최근 확정한 세법 개정안에 따르면 신용카드 소득공제 비율이 오는 12월 1일 이후 사용분부터 총급여액의 10%를 초과하는 금액 중

 

▲ 신용카드는 20 → 15%

▲ 직불카드 및 체크카드는 30 → 25%로 하향 조정될 예정이다.

 

 ▒ 직불카드가 불편하면 체크카드로

 직불카드는 소득공제 비율이 높고 과소비를 방지할 수 있지만 가맹점이 적고 은행공동망이 가동되는 시간에만 사용하여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이러한 직불카드 이용상의 불편한 점을 보완하여 모든 신용카드 가맹점에서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게 만든 것이 체크카드로, 직불카드처럼 원칙적으로 예금잔액 범위내에서만 사용해야 하고 할부구매나 현금서비스는 받을 수가 없지만 소득공제는 직불카드의 공제율을 적용받을 수 있다.

 

 그러나 체크카드 중에서 신용공여 기능이 있는 체크카드(통장 잔액이 없어도 일정금액 내에서 결제가 가능한 체크카드)와 교통후불 기능이 있는 체크카드는 현행법률상 체크카드가 아니고 신용카드로 분류된다.  그러므로 반드시 신용공여 기능과 교통후불 기능이 없는 체크카드를 사용해야 직불카드 만큼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2) 플러스카드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으면서도 신용카드보다 상대적으로 소득공제율이 높은 플러스카드가 인기를 얻고 있다. 카드사별로 ㅇㅇ플러스카드 또는 ㅇㅇ체크카드라고 하는데 신용카드에 의한 과소비가 문제가 되면서 새롭게 각광받고 있는 카드이다. 직불형 신용카드인 플러스카드(체크카드)는 신용카드를 무절제하게 사용하기 쉬운 대학생이나 초보직장인에게 권장할 만하다.

 

 플러스카드의 특징을 살펴보면,

첫째, 직불카드처럼 통장 잔액 범위에서만 사용이 가능하므로 과소비나 연체 위험이 없다.  20~30대 신용불량자가 늘어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소비 욕구가 강한 20대 자녀를 둔 부모라면 자녀가 신용카드 대신 플러스카드를 사용토록 하는 것도 탁월한 선택이다. 용돈을 결제계좌로 입금해주고 자녀 스스로 그 금액안에서 카드를 사용토록 함으로써 충동구매나 과소비를 억제하고 능력에 맞는 카드 사용법을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플러스카드에 교통카드 기능을 부가할 수 있으므로 별도로 교통카드를 구입할 필요가 없고 매월의 지출 내역을 관리할 수 있다.

 

둘째, 직불카드와 달리 물품 구입시 신용카드 가맹점에서 편리하게 사용이 가능하다.

 직불카드도 현금카드 기능 외에 소액한도 내에서 물품 구입이 가능하지만 직불카드 가맹점에서만 사용이 가능하다는 한계가 있어 활성화되지 못하였다. 전국적으로 신용카드 가맹점은 2백30 만개 이상인 반면 직불카드 가맹점은 고작 30만개에 불과하여 직불카드로 물품을 구입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셋째, 발급이 쉽다.

 플러스카드는 18세 이상이면 학생-주부 등 누구나 발급받을 수 있고 신용카드처럼 포인트 적립, 주유 할인 등의 혜택도 받을 수 있다. 또한 연회비 부담이 없으며 교통카드 기능을 추가할 경우에만 1,500원의 특별연회비가 추가된다. 하지만 교통후불기능이 추가된 카드는 재경부 유권해석(재경부 보험41210-203, 2003.07.24)에 따라 신용카드로 분류된다

 

넷째, 직불카드와 같은 비율로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일부 카드사에서는 고객이 원할 경우 개인 신용도에 따라 플러스카드에 신용한도를 부여하고 있으나 신용한도가 있는 플러스카드의 경우에는 신용카드로 간주한다는 2003년 3월 재경부의 유권해석에 따라 소득공제시 신용카드 공제율이 적용되므로 유의해야 한다.

 

 물론 신용한도 없는 플러스카드는 대금결제일까지 일정기간 지급을 유예할 수 있는 혜택이 없으므로 신용카드보다 사용하기 불편할 수도 있다. 따라서 신용카드와 플러스카드의 장단점을 따져보고 본인에게 맞는 카드를 선택하고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신용불량자 양산의 주범으로 신용카드가 거론되면서 무분별한 발급과 이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속적으로 대두되고 있다.

 

이에 정부가 발(?)벗고 나섰다. 최근 확정한 세법 개정안에 따르면 신용 카드사용을 장려하기 위해 소득공제비율을 높였던 예년과는 반대로 신용카드 소득공제 비율을 하향조정하고 있다. 소잃고 외양간 고치려고 한다.

 

참고로 신용카드와 직불카드를 함께 사용했을 경우 계산방법은 다음과 같다.

 

☞ 연간 총급여가 3천만원인 직장인이 신용카드로 5백만원, 직불-플러스 카드로 5백만원 도합 1천만원을 사용한 경우?

 

 연간 총급여 10%(3백만원) 초과금액: 7백만원

            → 신용카드 공제액: 7백만원×(5백만원/1천만원) × 20% = 70만원

          → 직불-플러스카드 공제액:7백만원×(5백만원/1천만원)× 30% = 105만원

 

 ● 최종 소득공제 대상액 합계: 175만원

 

 

4. 끝으로 여담 한 가지

 

 소득공제 항목중 들이는 노력에 비해 가장 효과가 큰 공제항목을 물어보는 사람들이 많다. 기부금이다. 주로 종교단체에 기부하는 금액이 대부분인데 근로소득금액의 10% 내에서 전액공제된다. 일부 신도들이 실제 기부금액보다 큰 금액으로 영수증을 발급해 달라고 떼쓰는 바람에 종교단체 관계자들이 곤혹스러워 한다는 보도내용도 심심치 않게 접한다. 종교단체는 세금에 대해서는 거의 무풍지대이기 때문에 원하는 대로 도장을 찍어줘도 이것 때문에 세무조사 받을 일은 거의 없다. 단지 도덕적 규범이 적용될 뿐..

 

기부금 납입영수증은 일정한 법적 양식이 없고 기부자의 성명, 기부금액, 기부목적, 기부일자등이 기재되고 기부받는 자·단체의 도장만 찍히면 된다. 피제출된 영수증의 확인의무도 연말정산 담당자에게 있고 기관에 제출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어떤 방법으로든 영수증만 제출하면 대부분 통과(?)된다. 담당자가 일일이 찾아다니면서 확인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믿거나 말거나 어떤 경리담당자는 사원복지(?)를 위해서 있지도 않은 종교단체의 도장을 만든다음 원하는 금액대로 영수증을 만들어 줬다는 우스갯소리도 들은 바 있다. 현재 기부금 관리감독체계가 그만큼 허술하기 때문에 나온 얘기일 것이다.

 

어디까지나 웃자고 한 얘기이니 부디 실천에 옮기는 분이 없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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