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우리 시대 부자들, 그들은 누구인가?

작성자
배종찬
등록일
2006/09/12
조회수
23160

부자는 오늘날 서민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악독하거나 위험한 사람들이 아니라 정상에 올라가고자 끝없이 노력하는 사람들이다.

 

 

“부자들은 투기꾼들이야.”

“부자들은 불법적으로 돈을 번 사람들이야.”

“마음이 부자야 진짜 부자지, 돈만 있다고 다 부자는 아니야.”

부자들에 대해 위와 같이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필자는 이런  부자에 대한 표현을 ‘3D 1E’로 설명한다.

먼저 ‘3D’는 다음과 같이 부자에 대해 겉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 더럽다(Dirty) : 부자들은 더러운 사람들이다. 일한 것에 비해 월급을 너무 조금 준다. 치사하게 돈을 번다. 불법을 저지른다. 돈만 된다면 인정사정없이 돈벌이에 급급하다.

● 어렵다(Difficult) : 내가 부자가 되기는 어렵다. 부자는 아무나 되는 것이 아니다. 부자가 되기 위해선 타고 나야 한다.

● 위험하다(Dangerous) : 부자는 한방에 무너지는 위험한 사람이다. 지금은 잘난 체해도 나중에는 반드시 돈 때문에 후회할 것이다.

 

다음으로 ‘1E ’는 부자들에 대해 속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 부럽다(Envy) :  하지만 솔직히 부럽고, 나도 부자가 되고 싶다. 돈은 사실 많을수록 좋다.

 

그렇다면 우리들이 부러워하는 부자란 누구이며, 어떤 사람들을 부자라고 할 수 있을까? 부자(富者)란 사전적 정의에 따르면 재산이 많아 살림이 넉넉한 사람이며, 일반인들은 돈이 많은 사람을 부자라고 한다. 언론에서는 자산이 20억~30억 원 정도 있는 사람을 부자라고 한다.

여기서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어떤 사전이나 책을 봐도 정확하게 얼마 이상의 돈이 있어야 부자에 속한다는 말은 없다는 것이다.  이는 자본주의에서 현재 보유하고 있는 물질의 가치로 부자의 정의를 내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부자는 부자가 될수록 더 많은 돈을 벌려고 노력하고, 자신보다 더 많은 돈을 모은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에 비해 자신은 부자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즉 부자는 더 많은 돈을 벌고자 하는 욕망이 가득한 사람들이다.

돈을 버는 것은 힘들다. 특히 부자가 되는 것은 더욱더 힘든 일이다. 하지만 부자가 된 사람들을 만나보면 한 가지 일에 최선을 다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물론 그 일이 처음부터 대박의 꿈을 안겨주지는 않는다. 시베리아 벌판을 달리는 기차처럼 열정의 연기를 내뿜고, 일정한 궤도에 올라가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속력이 붙는다. 만약 중간에 쉬고 싶다고 기차 운행을 중단하면, 설원 한복판에서 얼어 죽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금액으로는 부자를 측정할 수 없다

 

금액으로 부자를 측정하면 로또복권에 당첨된 사람도 부자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일확천금을 얻은 사람을 부자라고 말하지 않는다. 다만 ‘재수가 좋은 사람’,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한다.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뭘까?

자본주의에서 재산이란 창고에 쌓인 쌀을 의미한다. 이런 쌀은 언젠가는 창고 밖으로 나오게 돼 있다. 진정한 부자는 창고에 쌓인 쌀을 보고 만족하지 못하고, 늘 새로운 쌀을 창출하기 위해 아이디어를 구상하며 새로운 사업거리와 부가가치를 찾으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로또복권 당첨자 등의 졸부는 창고 안에 쌓인 쌀가마니를 보면서 현재의 만족에 빠져버린다. 그리고 자신의 창고에는 영원히 쌀가마니가 가득할 것이라고 생각해 무의미한 지출을 일삼는다. 즉 준비되지 않은 부자는 눈앞에 닥친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고 미래를 예측하지 못해, 쌀가마니가 가득 찼던 창고는 결국 바닥을 보이는 것이다. 쌀이 가득 담긴 창고를 어떻게 운영하고 관리하고 소비하느냐에 따라서 100년 가는 부자가 있고, 10년 가는 부자가 있으며, 1년도 가지 못하는 부자가 있다.

 

지금 시대의 부자는 늘 새로운 부를 향해 노력하고 공부하며, 부자의 습관을 유지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현재의 숫자적인 부의 가치는 중요하지 않다. 경기 변동이나 사회 변혁에 의해 부의 가치는 늘 변화하기 때문이다. 진정한 부자란 미래의 불확실성 앞에서도 현재의 재산을 잘 관리하며, 꾸준히 돈을 벌 수 있는 ‘머니 파이프라인’을 증설할 줄 아는 사람을 말하는 것이다.

 

 

부자란 목표가 아니라 되어가는 과정이다

 

건물임대업을 하는 이 씨는 부자가 되는 과정을 이렇게 표현했다.

“부는 단번에 이뤄지는 법이 없어요. 물방울이 오랜 세월 쉼 없이 떨어지면 바위에 구멍이 나듯이, 부자가 되는 과정은 참고 견디며 인내하는 것이지요. 어떻게 보면 부자가 되는 길은 등산하는 것과 똑같다고 할 수 있죠. 등산을 할 때 정상을 쳐다보면서 산을 오르면 힘들어서 올라가지도 못하고 쉬게 되는데, 그냥 땅바닥의 돌멩이나 앞 사람의 신발만 보고 올라가면 어느새 정상에 다다를 수 있어요.

 

내 주변의 사람들을 보면 이것저것 다른 것은 생각하지 않고 한 우물을 판 사람들이 부자가 됐고, 조금만 안 돼도 금세 딴 일로 바꾼 사람치고 부자가 된 사람은 보지 못했어요. 근데 웃긴 것은 부자라고 생각했던 정상의 자리에 도착하면 저만치에 또 다른 정상이 있거든요. 그러면 그 산을 올라가기 위해 또 노력하는 것이지요.”

 

수많은 부자를 만나보고 상담을 해본 결과 부자일수록 자신은 부자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더 많이 가진 부자를 목표로 삼아 달려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런 부자들을 만나면서 이 시대 부자의 정의를 다시 생각해보게 됐다.

 

즉 부자란 목표가 아니라 되어가는 과정이다. 부자는 돈에 대한 목표가 끝이 없기 때문에 어디가 종착역인지 모른다. 따라서 자본시장에서 끝없이 진보하며 돈을 벌고자 노력하는 과정 속에 있는 사람들을 부자라고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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