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난이펀드는 주로 해외펀드에서 양산됐다. 코스피 지수가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 개선과 기업들의 수익성 증가로 역사적인 전고점(2,085) 대비 15일 현재(이하 12월15일 기준) 약 97%까지 만회된 반면 러시아, 베트남 등은 전고점 대비 현재 각각 -30%, -58%까지 떨어졌고, 리츠와 같은 섹터펀드들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수급 불균형에 따른 급락한 수익률이 아직 만회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 못난이펀드들의 과거
2006~2007년 은행에 예·적금과 대출을 문의하러 갈 때마다 은행의 여러 직원으로부터 되돌아오던 한 마디. “좋은 펀드 하나 추천해드릴게요~”. 당시 경쟁적으로 펀드 가입을 권하던 은행에서 가장 많이 추천하던 펀드가 국내 주식형펀드(주로 미래에셋펀드)와 차이나펀드, 그리고 1) 일본펀드다. ‘잃어버린 20년. 이제는 반등할 때’라는 식의 논리로 필자에게도 권유됐던 일본펀드는 당시 많은 은행직원들의 권유로 꽤 괜찮은 판매실적을 보이기도 했다.
2006년에는 ‘제2의 중국’이라는 슬로건으로 2) 베트남펀드 열풍이 수개월간 국내 펀드 시장에 불어 닥쳤다. 판매사들은 자원이 풍부하고 전체 인구 중 생산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는 점을 강조했고, 심지어는 5년 동안 환매가 금지되는 ‘5년 폐쇄형’ 상품까지 출시했다. 중국펀드로 재미를 본 국내 투자자들이 베트남펀드에 대한 기대감에 매수를 많이 하자 당시 ‘한국만이 유독 베트남펀드에 판매에 열을 올린다’는 말이 외국 투자자들 사이에서 나올 정도였다.
브릭스의 한 국가로 자원이 풍부한 3) 러시아도 2~3년 전 펀드 판매사들의 추천펀드 목록에 꾸준히 올랐었다.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수요가 점증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부동산 기업 및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하는 4) 리츠펀드도 3~4년 전 적잖은 인기를 누려 한때 ‘맥쿼리’가 인기 검색어에 오르기도 했다. ‘북청물장수펀드’ 등의 이름으로 물 부족 사태에 대비해 물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5) 물펀드도 한때 대안펀드로 인기를 끌기도 했다.
* 못난이펀드들의 현재
잃어버린 20년을 딛고 일어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일본은 아직도 ‘제자리걸음’중이다. 여전히 장기침체의 그림자가 걷히지 못한데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슈퍼 엔고(円高) 현상까지 일어나 수출에도 피해를 입고 있다. 니케이225 지수도 2007년 2월(18,300p) 대비 현재 -44% 떨어져 있다. 일본펀드의 최근 3년 수익률도 -40%대.
베트남 경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동화 가치가 폭락하고 물가가 치솟는 등 경제의 펀더멘털이 흔들리면서 거침없이 추락했다. 특히 한국 외에는 글로벌 투자자금이 거의 몰리지 않아 주가 상승을 떠받칠만한 자금도 부족했고, 한때 주가는 역사적 전고점 대비 -80%라는 허망한 수준까지 떨어졌었다. 특히 5년 폐쇄형인 ‘한국월드와이드베트남혼합1’펀드는 최근 3년 수익률이 -50%대인데 폐쇄형이라 팔지도 못해 투자자만 애를 먹고 있다. 펀드 내 베트남 비중이 5% 밖에 되지 않는 '미래에셋맵스오퍼튜니티베트남차이나'처럼 무늬만 ‘베트남펀드’인 펀드도 몇 개 있다. 그만큼 베트남에 대한 비중을 줄이고 있다는 이야기다.
브릭스 국가 중 가장 경제 펀더멘털이 약한 러시아는 글로벌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았다. 2008년 5월 2,498P까지 치솟던 RTS지수가 2009년 1월 492P까지 폭삭 내려앉았다. 유가가 역사상 최고점인 147달러까지 올랐던 2008년 중반만 해도 에너지 기업의 비중이 전체 상장기업의 60% 이상을 차지하던 러시아는 그 수혜를 입었지만 이후 유가 폭락과 리먼 브라더스 파산에 의해 속절없이 가라앉았다. 현재 1,750P선까지 만회했으나 여전히 전고점 대비 70% 수준에 머물러 있고 최근 3년 펀드 수익률도 -40%대다.
글로벌 금융위기는 상업용 부동산에도 직격탄을 날렸다. 부동산 수요가 급격히 줄었고 신용 경색까지 겹치면서 글로벌 상업용 부동산의 가치가 급락했다. 외국계 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아 부동산 경기에 열을 올리던 두바이도 금융위기의 여파에 따른 두바이월드의 파산으로 부동산 가격 급락을 피할 수 없었다. 금융위기에 따른 가용자금 부족은 투자자들이 극소규모인 워터펀드도 외면하게 만들었다.
* 못난이펀드들의 미래와 투자 전략
일본펀드 – 환매
아쉽게도 ‘잃어버린 20년’의 탄식이 당분간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벨류에이션 매력은 있겠지만 수출 주도형 경제구조가 슈퍼 엔고 현상에 따른 수출 둔화로 타격을 입을 전망인데다가 내년에도 저성장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펀드에서 마이너스 난 부분이 원금이 회복되는 데까지 기다리는 것보다는 손해를 보더라도 환매를 한 후 성장성 높은 신흥시장 등으로 갈아타는 것도 좋은 투자 전략이다.
러시아펀드 – 보유 또는 추가 매수
여러 운용사에서 러시아에 대한 단기 전망을 밝게 보고 있다. 현재 88달러(WTI 기준)인 유가 전망을 매년에는 100달러 이상으로 보고 있는데다 러시아 기업들의 실적 개선 전망도 나오고 있어 최근 러시아펀드에 돈이 조금씩 몰리고 있다. 에너지 기업 위주의 경제구조를 금융 등 다른 부분으로 확대한다는 정부의 방침은 러시아 경제의 또 다른 호재거리다. 역사적 고점 대비 70%에 머물러 있는 점도 부가적인 투자 매력포인트다.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면 원금 회복까지 기다리거나 추가 매수를 통해 원금 회복까지의 속도를 서두르게 할 필요도 있다.
베트남펀드 – 환매 또는 부분 환매
베트남에 대한 전망은 운용사나 경제단체마다 천차만별이다. 미국의 모 경제 전문사이트가 ‘MAVINS’(멕시코·호주·베트남·인도네시아·나이지리아·남아공)의 한 나라로 성장성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내는가 하면, 반면에 신흥시장 중에서도 투자 매력도가 떨어지는 국가라는 평도 적지 않다. 올해 인플레이션과 무역 적자 등으로 혹독한 성장통을 겪었던 베트남은 현재 예금금리가 10%대에 달해 개인들의 주식 투자 열기가 쉽게 살아나고 있지 않으며, 20%대에 육박하는 대출금리가 투자 감소와 기업들의 수익성 악화를 부채질하고 있다. 인플레이션과 동화 가치 하락에 따른 달러 기근에 대한 우려도 늘 먹구름처럼 도사리고 있다. 자원이 풍부하고 전체 인구 중 생산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중장기적인 전망은 밝아 보이며 주가가 워낙 많이 하락했기 때문에 반짝 반등은 기대할 수 있겠으나 펀더멘털이 살아나고 수익률이 회복되는 데는 당분간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리츠펀드 – 보유 또는 부분 환매
최근 미국 상업용부동산의 값이 오르고 공실률도 떨어질 기미를 보이는 등 회생의 빛이 보이고 있는데다 아시아 상업용부동산에 대한 매력도가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자금이 부동산보다는 상대적으로 주식이나 원자재쪽으로 더 몰릴 것으로 예상돼 상승의 폭은 그리 높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보유하다가 수익률 만회된 후 환매하거나 일부는 미리 환매해서 성장성 높은 곳으로 갈아탈 것을 권한다.
워터펀드 – 환매
물 부족 사태에 따른 물에 대한 수요 증가는 전세계인들이 장기적 관점에서 공감하는 부분이지만 물 관련 기업의 수익이 단기간 내에 호전될 가능성은 높지 않은데다 여전히 선진국에서는 물 부족 관련 어려움을 겪고 있지 않기 때문에 수익성 전망도 밝지 않다. 따라서 수익률도 더디게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다.
주간동아·금감원소식지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