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초보탈출기 IV : 위험을 깨부수자. (1)

작성자
손기혁
등록일
2011/01/12
조회수
8623

 **본 칼럼은 제 메신저를 통한 상담 중에서 상담내용들을 각색하여 올려드리는 것입니다.

 

 

안녕하세요 손기혁님

 

네 안녕하세요. 자 우선 간단한 자기 소개를 부탁드려요.

 

네.. 네 저는 31살의 대한민국 청년이구요. 당연히 직장 다니고 있구요. 대기업까진 아니지만 그래도 꽤 건실한 기업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월급은 세금 제하면 220만원 정도 되구요. 나름 재테크에 관심이 많아서 책도 보고 관련 동호회도 가입해서 이것저것 정보도 얻고 있습니다. 결혼할 상대도 있구요 ^^ 아마 내년정도에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미리 축하드릴께요. 결혼은 인생의 측면에서도 상당히 큰 변화이기도 하지만 자산관리, 재테크의 측면에서도 매우 큰 변화가 일어나는 시점이랍니다. 경제적으로 비유해 본다면 일종의 ‘화폐개혁’이랄 수도 있구요. ‘IMF'라고도 할 수 있답니다. 그래서 결혼을 결정했을때 혼수나 신혼집, 상대방 어른들과의 관계 조율이나 여러 가지도 물론 중요한 사항이지만, 하루 정도 시간을 내어서 (가급적 3자의 전문가를 대동한 상태에서) 심각하게 ’돈 얘기‘를 해보시는 게 좋습니다.

 

아.. 정말 그런 거 같아요. 아직 결혼도 안했지만 아내 될 사람과 저는 재테크에 대해서 좀 시각차가 큰 것 같아요. 아내는 벌써부터 내집마련에 거의 올인할 모드로 이야기하고 있고(전세로 대출받아 시작하거든요) 제 생각은 내집마련도 중요한 목표이긴 하지만 그 간에 만들어 가는데 있어서 단지 예적금만으로 ‘모으는 거’에만 올인한다는 게 좀.. 이렇게 말하긴 그렇지만 멍청해 보이고 굼떠 보이거든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그래서 꼭 이야기할 시간이 필요한 거에요. 흔히들 재테크라는 초장기의 패턴에 빠져들 때 소위 목적은 잊어버리고 패턴 자체에만 젖어들게 되는 경우가 많답니다. 내집마련이란, 대다수의 재테커들이 아주 쉽게 잡을 수 있는 지향점이죠. 집이 있는 경우엔 요샌 ‘10억 만들기’라는 수치가 이를 대신하기도 해요. 하지만 이러한 것들은 결국 <이것이 있다면 우리가 행복할 수 있는> 척도에 불과합니다.

 

그렇죠. 내집이 있다면 좀더 안정적일테고, 10억이 있다면 더 불안하지 않을테니까요.

 

그래요. 하지만 그 말씀은 착각에 불과해요. 그리고 그건 헛된 망상이죠. 마치 로또처럼요.

 

네? 그럴리가요.

 

아니요. 절대적으로 그래요. 로또 CF 보셨죠? 로또 용지 들고 너무나 기뻐하는 모습들. 마치 세상을 다 가진 듯한 사람들이 온갖 괴성을 지르며 기쁨을 만끽하는 모습들.. 당첨 당시엔 그럴 꺼에요. 제가 한번 10만원 맞아본 적 있는데 정말 그렇게 되더라구요 ㅎㅎ

 

하하 그런가요?

 

하지만 그건 그때뿐이에요. 왜 로또 당첨자들이 불행해지는 뉴스가 많이 나올까요? 그건 갑자기 생긴 그 돈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데서 시작됩니다. 그리고 더욱 중요한건 그런 돈이 생겨도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어지기 때문에 불행해 지게 되지요.

내집이 생기면요. 안정적일 것 같지만, 다음엔 더 넓은 집을 가져야 해요. 10억이 생기면 불안하지 않을 것 같지만 실제로 이 10억을 지켜내는 데만도 상당히 많은 불안감이 생기게 됩니다.

내집을 대출을 끼고 큰 맘먹고 장만했는데, 하필 그때부터 집값이 팍팍 떨어져요. 하늘이 노래지죠. 매달 나가는 대출이자는 뼈빠지게 고생해서 은행만 배불려 주고 있는 것 같은 울화통도 치밀어요. 집은 점점 노후화 되어가요. 이러다가 언젠가는 미국처럼 고층아파트들의 슬랭화(slam化)가 되는 건 아닐까 하는 고차원적 고민도 하게 되죠.

10억을 겨우 만들었으면 끝일까요? 아니요, 자연스럽게 그 다음 목표는 15억, 20억이 될거에요. 그러면서 상가나 빌딩 같은 것 하나 인수해서 임대수익을 얻으면서 아주 괜찮은 노후를 만들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기 시작하죠. 하지만 생각해 보세요. 그건 아무것도 없던 시절 매달 백만원씩 꼬박꼬박 넣기 시작했을 때 10억을 꿈꾸던 것과 전혀 다를 게 없어요. 빌딩을 사고 나면 끝날까요? 아마 끝날 거에요. 그때쯤이면 대부분 우리는 ‘늙고 지쳐’ 있을 테니까요.

 

그러겠네요.

 

네. 그래서 내집마련, 10억 만들기는 하나의 지향점, 목표로 정하기엔 좋은 지침이 될 수 있어요. 하지만 그게 끝이 될 순 없어요. 그리고 제일 중요한 것. 잘 들으셔야 해요. 두 분이 결혼을 통해 이루려 하는 그 꿈들은, 두 분이 가장 원하고 바라는 것. 바로 [안정]이라는 점이에요. 그 [안정]을 토대로 원하는 만큼의 [소비]도 즐길 수 있는 상태. 태어날 아이에게 부모로서의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 줄 수 있을 만큼의 능력. 즉, 이 모든 것을 통합해서 지칭할 수 있는 것. 바로 ‘행복추구’라는 것이 항상 밑바탕에 깔려 있어야 한다는 거에요.

 

 

행복추구.. 어떤 일을 하던지 간에 저와 제 아내가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꿈꾸는 것?

 

그렇죠!! 사람은 다를 수밖에 없어요. 그 다름을 인정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것은 공통적으로 추구하고자 하는 행복이 있느냐의 여부에요. 집을 사는 게 행복한 일이 아니고, 집이 있음으로 인해 두 사람이 더 행복해질 확률이 높아질 뿐이죠.

 

그렇다면 5년간 불행을 참아가면서 단지 행복해질 확률이 높아질 것을 무조건 만들어 가야 할지, 그 행복티켓을 쥐게 될 시간을 10년으로 늘리더라도 그 10년간의 불행이 앞에서의 5년간의 불행에 비해 ‘덜 고단한 것’이 될 수 있다면 그 과정에서의 행복도 충분히 고려해 볼 수 있다는 거에요.

 

그처럼 아내분과의 재테크의 시각차이를 좁혀가는 데는, 우선 둘이 먼저 진정한 행복이 무엇일 지를 먼저 논의해보아야 해요. 사랑하니까 결혼하죠. 이 사람과 함께라면 평생을 행복할 수 있을 것 같고, 그렇게 행복하게 해주고 싶어서 결심하죠. 하지만 혼자 스스로 결의를 한 것과, 같은 행복을 바라보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거에요.

 

10억이 있으면 행복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아요. 시크릿가든의 현빈도 백화점 사장이지만 가난한 여자를 사랑하게 됨으로서 ‘고통’을 느껴요. 하지원이 현빈과 몸이 바뀌었을 때 무소불위의 권력을 누리고 부를 누리게 될 순 있어도 행복해 지지 않는 것과 같아요. 10억이 있으면 행복한 이유는 단 하나. ‘10억 만큼 쓸 수 있기 때문’. 이것 말곤 없어요. 10억의 존재 때문이 결코 아니에요. 10억에서 10%정도를 수익내서 1억정도를 쓸 수 있기 때문에 행복하죠. 근데 이건 쉬울까요? 천만에요~~!!

 

10억, 내집마련의 눈높이를 같이 맞추었다면, 1천만원을 만들어가는 과정, 다시 3천, 5천, 1억을 만들 때까지도 계속 행복해 질 수 있어야 해요. 어쩌다 실수 혹은 운이 나빠서 1억이 8천, 5천이 되었다 하더라도 같이 웃어줄 수 있어야 해요. 예적금에 올인하든 주식펀드를 포함시키든 이게 먼저 우선이에요.

 

본인의 아내에 대한 답답한 마음 역시 아내에게는 ‘같이 웃어줄 수 있는데’ 있어 큰 장애요소에요. 반대로 아내의 얼굴에 미소가 사라지는 건 님의 투자비중이 많아질수록 일테죠.

누구의 어떤 선택으로 어떤 결과가, 목표를 5년에 이룰지 10년에 이룰지? 이런 게 중요한게 아니란거죠. 두 분은 즉, 필요없는 갈등을 겪고 있을 뿐이에요.

 

그 얘기를 하지 않으면, 자연스레 저런식으로 목표가 맞춰져요. 10억만들기, 내집마련. 소위 저같은 사람들이 맨날 떠들어대는 자산관리라는 도구에 의해서 말이죠. “이 상품 좋아요.” 혹은 “연금정도는 해야해요.” 혹은 “누구누구는 모해서 대박났데”... 수도 없이 두 분을 꼬시게 될거에요. 안 흔들릴 수가 없어요.

 

좀더 구체적으로 얘기해 보죠. 220만원중에서 생활비로 100만원쯤 쓴다 보고요. 120만원을 저축할 수 있다고 해볼께요. 배우자분은 일하시나요?

 

네. 아내될 사람의 경우엔 한 100만원정도 저축가능할 것 같습니다.

 

흠 그래요. 그럼 220만원이네요. 아내분은 220만원을 전부 저축에, 본인은 이중 일부를 펀드 혹은 주식같은 거에도 넣고 싶다는 말씀이시죠?

 

네, 아내는 그래서 같이 생활하더라도 따로 돈관리, 혹은 자기가 전부 돈관리를 하길 원해요. 당연히 저축만이구요.

 

거기에 대고 난 ‘펀드나 주식 해보고 싶어!!’ 라고 하면 아내분의 얼굴은 찡그려 질테구요. 아내분의 얼굴이 찡그려 지는 이유는 님이 펀드나 주식을 하려고 하기 때문이 아니에요. 그건 ‘비중에 대한 신뢰’의 문제이죠.

 

흠 그런가요?

 

아내분께 한번 말해보실래요? 적립식펀드 월 3만원짜리랑 한달에 5만원어치씩만 주식을 사겠다고.

 

헛. 그 그건...에이 그건 아니잖아요. 투자라고 할 수도 없는...

 

지금 당장 월 30만원짜리 펀드, 50만원짜리 주식을 못하기 때문에 그럼 불만이신거에요?

 

꼭 그런 거도 아니지만.. 그래도 3만원짜리 펀드해서 자산이 확 늘어나는 것도 아니고... 어? 어? 아!!!! 눈높이!!!

아!! 기혁님이 말씀하시는 거 알겠어요. 행복할 수 있는 눈높이!! 제 아내될 친구가 걱정하는 건 결국 돈이 아니었네요. 방법이 아니었어요. 말그대로 제가 그만큼의 신뢰를 못준 것 뿐이었네요!!

이 사람이니까, 사랑하니까 결혼까지 생각했는데, 그 사랑 때문에 같은 눈높이까지도 저는 강요를 했던 거네요. 3만원짜리 펀드를 하더라도, 이것을 해보면서 아내와 눈높이를 공유해 갈 수 있다면 10만원짜리도 30만원 짜리도 할수 있게 되고, 그렇게 했을때 아내와 같은 눈높이를 맞출 수 있다는 거네요!!!!

 

호오~~~!!! 짝짝짝!! 저보다 말씀을 더 잘하십니다요.

30만원씩 적립식 펀드를 하려는 이유는 ‘두분이 잘살기 위해서’ = ‘행복하기 위해서’ 라는 문제일 뿐, 그것이 3만원이라도 관계 없는 거잖아요. 30만원씩 적립해서 3천만원을 만들든, 3만원씩 하셔서 300만원을 만들든 중요한 건 결과적인 액수가 아니라 절대 아니란 말이에요.

 

재테크를 하면 꼭 지금 하는 결정이 마치 10년을 좌우할 것처럼 생각하게 되는데요. 천만에요. 재테크나 투자만큼 손바닥 뒤집듯 바뀌는 게 없어요. 그리고 앞으로도 남은 시간은 어마무시하게 많죠.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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