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2010년 연말정산 제대로 하기

작성자
강준현
등록일
2010/12/23
조회수
17456

  바야흐로 연말정산의 시즌이 도래했습니다. 매년 이맘때쯤 연말정산에 관한 글을 쓰면서 필자가 항상 느끼는 것은 또 한 해가 지나가는데 나는 과연 제대로 살았나 하는 회한(悔恨)이네요. 2010년에 대한 성찰은 독자 여러분 각 개인의 몫으로 남기고, 필자는 재무적으로 한 해의 마무리농사인 연말정산을 사례를 통해 점검해 보려고 합니다. 흔히 13번째 급여라고 불리는 연말정산은 유리지갑인 직장인들에게 대단히 유용한 재테크 수단이기도 하지요. 그래서 금번 칼럼은 대부분 근로소득자에 대한 내용인 바, 근로소득자가 아닌 분들에게는 미리 양해를 구합니다.

 

경기도 일산에 거주하는 홍순오씨는 배우자, 자녀 한 명과 함께 오순도순 단란한 가정을 꾸리고 있는 평범한 직장인입니다. 홍순오씨의 2010년 총 급여는 3,000만원이고, 그의 집은 보증금 4,000만원/월 20만원에 임차한 17평짜리 빌라이구요. 보증금 중 2,000만원은 친구인 정연태씨로부터 연 8.5%의 이자를 주기로 하고 빌렸고, 홍순오씨가 올 한해 사용한 신용카드 금액은 1,000만원입니다. 홍순오씨는 지금 연말정산을 위해 각종 증빙을 챙기는 중인데 예년과 달라진 부분을 중심으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신용카드 등 사용금액의 소득공제 축소

작년까지는 신용카드 등 사용금액은 총 급여의 20% 초과금액의 20%로 500만원이 소득공제 한도였습니다. 그런데 올해부터는 총 급여의 25% 초과금액의 20%(직불카드, 선불카드는 25%)로 바뀌었고 한도도 300만원으로 축소되었습니다. 직불/선불카드는 25%로 공제율이 증가했다고 해도 총 공제한도가 줄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대폭 축소로 봐야 합니다. 홍순오씨의 경우 신용카드 사용금액이 1,000만원이므로 작년의 규정을 적용했다면 총 급여 3,000만원X20%=600만원을 초과한 사용금액은 400만원이 되고 여기에 20%인 80만원이 소득공제 대상이었지만, 올해의 규정을 적용하면 3,000만원X25%=750만원을 초과한 사용금액은 250만원이 되고 여기에 20%를 적용한 50만원이 소득공제 대상이 됩니다. 직불카드로만 1,000만원을 사용했다고 해도 62만 5,000원에 그치기 때문에 작년에 비해서는 신용카드 등의 소득공제가 확연히 줄어들었지요. 직장인들에겐 아쉬울 수 밖에 없는 부분이지만 애초에 신용카드 소득공제를 실시한 배경이 자영업자들의 소득을 최대한 드러내기 위해서였고 이제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으니 세수(稅收) 확보를 위해서라도 신용카드 소득공제 혜택을 줄여나가는 것은 미리 준비된 수순으로 생각됩니다.

 

월세 소득공제 신설

총 급여 3,000만원 이하의 무주택 세대주가 국민주택규모 이하 주택에서 부양가족과 함께 월세로 살고 있으면 한 해 동안 지출한 월세금액의 40%(300만원 한도)를 소득공제 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동일한 조건일 때 사인(私人)으로부터 빌린 주택임차차입금의 원리금 상환액에 대해서도 주택마련저축공제와 합하여 40%(300만원 한도)를 소득공제 받을 수 있습니다. 홍순오씨의 경우 월세 20만원X12=240만원의 40%인 96만원을 소득공제 받을 수 있고, 이와 별도로 정연태씨로부터 차입한 2,000만원X8.5%=170만원(이자만 상환한 경우)의 40%인 68만원도 소득공제 받을 수 있습니다. 만약 홍순오씨의 총 급여가 3,000만원을 넘는다면 월세 소득공제를 받지 못하는 대신 월세 지급액에 대해 현금영수증을 집주인으로부터 발급받으면 신용카드 등의 사용금액 소득공제는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집주인은 현금영수증을 발급하지 않으므로 매월 국세청 홈페이지나 관할 세무관청을 방문해야 한다는 번거로움을 감수해야 합니다. 그리고 정연태씨가 홍순오씨에게 무이자 또는 기획재정부령이 정하는 금리(8.5%) 이하로 돈을 빌려주었다면 후자(後者)의 소득공제는 받을 수 없습니다. 위의 두 가지 소득공제는 저소득층 근로자의 주거안정 지원이라는 취지에서 신설했다고 하는데, 물론 그런 측면도 있겠지만 필자의 개인적인 관점으로는 주택소유자의 임대소득과 개인간의 소비대차(금전거래)를 물 위로 부상시키려는 과세관청의 의도가 다분히 깔려있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즉, 신용카드 소득공제를 실시한 배경과 무관하지 않은 것 같다는 말이지요. 납세의 의무는 국민의 4대 의무 중 하나입니다. 법규정에 따라 세금을 내는 것은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 한, 억울하지도 않고 아깝지도 않습니다. 다만 세정(稅政)이 투명해지는 것만큼 세금이 사용되는 용도와 절차도 국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투명하게 사용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해봅니다.

 

그 밖에

과세표준 중 일부구간의 세율이 1%씩 하향조정되었고, 개인의 기부금도 법정기부금은 1년, 특례기부금은 2년, 지정기부금은 5년간 이월공제가 가능해졌습니다. 따라서 기부금액이 한도를 초과해서 올해에 모두 공제받지 못하면 초과분을 내년, 내후년으로 넘겨서 공제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한 장기미취업자가 중소기업에 취직한 경우 급여를 매월 100만원씩 3년간 비과세하고, 이전에 의료비공제 혜택을 받았던 미용∙성형 수술비와 건강증진을 위한 보약구입비용 등은 올해부터는 제외되는데 이것 역시 의료기관에 대한 세원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서 한시적으로 시행했던 규정이었고 이제 그 수명을 다하게 된 것이지요. 마지막으로, 올해 적용되는 것은 아니고 내년부터 연금저축의 소득공제한도가 300만원에서 400만원으로 확대됩니다. 아마도 여러분들은 내년에 여러 금융기관으로부터 연금저축 소득공제한도가 늘었으니 연금저축보험을 매월 5~10만원 정도 추가로 가입하라는 제안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런 쓸 데 없는 일은 하지 말고 ‘추가납입’을 이용하기 바랍니다. ‘추가가입’은 상품판매자의 실적이고 수당이 발생하기 때문에 판매자는 ‘추가납입’이 가능한 것을 알면서도 고객의 입장이 아닌 판매자의 입장에서 권유하는 것입니다. ‘추가납입’을 하는 것이 수수료 측면에서 고객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하다는 것을 기억하기 바랍니다.

 

 한 해를 돌아보며 바둑을 복기하듯 스스로를 복기해서 마음을 풍요롭게 하고, 연말정산을 꼼꼼히 챙겨서 통장도 풍요롭게 되기를 바라고, 다가오는 신묘년에도 모네타 회원 여러분의 건강과 평안과 무운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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