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상담을 하던 중, 한분의 글에서 현재 예적금만을 하고 있는 샐러리맨인데 투자에 대한 두려움과 사전의 무지로 인해 곤란함을 호소하는 내용의 글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역시나 마지막엔 투자할만한 상품의 추천과 지금이 적절한 투자시기인가를 문의하는 형식의 글이었습니다.
이런 글들은 인터넷이나 수많은 상담들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투자자들의 고민일 것입니다만, 상담자가 아닌 같은 투자자로서의 개인적인 답변을 굳이 밝힌다면 속내는 이렇습니다.
"정말로 재테크를 하려 하는 건가요?"
많은 분들의 [안정적인] 재테크는 역시나 예적금인데요, 안타까운 점은 이 '안전하다'는 이유로 예적금을 투자로 생각하지 않는 분들이 많다는 점입니다. 정작 모든 재테크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이 바로 금리인데도 말이죠.
가령 지금의 안정적인 예적금 투자를 하는데 있어서 어느 은행이 다른 은행에 비해 단 몇%라도 많은 이율을 주고 있는가를 꼼꼼히 따져보고 은행선택을 하셨다면 어느정도 성공적인 투자를 시작한거라 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단순히 다른 사람보다 조금 더 발품을 팔아서 좀더 많은 '이자'를 받을 수 있게 되었기 때문에 성공이라 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관심이죠.
은행 이율의 비교는 곧 '금리에 대한 궁금증을 직접 알아보고자 시도'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에 대한 궁금증이 커진다면 단리와 복리에 대해 이해하려 할 것이고, 콜금리와 요새 관심받는 앤캐리 트레이드등에도 관심이 생겨가는 것이지요. 이것이 금리 고수로 진입하는 단계입니다.
예적금의 낮은 수익률에 실망하여 펀드를 선택하신 분들도 요새는 많습니다. 하지만 펀드의 선택이 단순히 '은행보다 많이 줄 수 있고 안전하니까'라는 이유만이라면 그것 역시 [선택]을 했을 뿐, 투자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 할 수 있습니다.
자신을 대리하여 전문가들은 내 돈을 어떻게 운용하고 있는지, 그로 인해 내 돈의 흐름은 어떻게 유지되고 어떠한 결과를 남기고 있는지를 체크해 가며 다음달 투자때엔 자신의 가상투자와 전문가의 투자를 비교하고 반성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렇게 관심이 커지다 보면 표준편차 샤프지수 MRAR지수 등에 관심이 가게 되고 그러면 [적립식 운용]에 대한 투자의 눈이 떠지는 것입니다. 그러다 보면 직접 주식투자에 발을 담그게도 되고 -또 그에 맞는 관심의 증대와 공부를 해 갈 것이고 - , 그냥 그 상태 그대로 적립식 투자의 대가로 발돋움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부동산 투자는 대게가 전문가를 거치죠. 물론 자기 스스로 발로 뛰시는 분들도 많긴 합니다. 이런 분들의 대부분은 적은 자금으로 처음 내집마련 꿈꾸시는 분들이 많습니다만, 정작 부동산투자를 정말로 '투자'에 입각해서 보았을 때 많은 사람들이 하고 있는 부동산 투자는 역시 펀드와 마찬가지로 모든 정보와 결정의 순간을 남에게 기대는, 이른바 '투자'라기 보단 그저 '선택'에 가까운 것이 현실입니다.
우리가 늘상 손가락질 하는 이른바 '복부인'들 치고 부동산 중개인에게 정보를 받았으면 받았지, '좋은 정보이니 사시죠'라는 말에 선뜻 자기 돈 넘겨주는 사람들은 없습니다. 복부인도, 투기도, 결국 남이 벌어다 주는 '돈맛'을 자기 스스로 만들어 나가는 과정, 그안에서 결과와 만족을 동시에 추구하는 사람들만이 복부인이고 투기꾼인 것이죠.
그래도 역시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찾는 것은 "좋은 상품이 무엇일까?"라는 호기심을 충족시킬 것들입니다.
그러니 늘상 TV에선 이것이 최고의 상품이라 떠들어 대고 뉴스에선 이런 흐름이 대세라는 <어루만지기>를 <해주는> 것입니다.
오늘 인터넷 뉴스에 재미난 기사가 나왔더군요. 올 한해 어떤 회사의 주식을 [매도추천]한 애널리스트가 그 주식을 산 일반사람들과 당 회사로부터 엄청난 항의와 협박을 받아 당분간 회사에 출근조차 할 수 없었다는 기사였습니다. 수많은 애널들이 [매수추천]은 얼마든지 쏟아내지만 막상 [매도추천]은 1년에 한두개 나올까 말까 한 것이 우리나라 작금의 현실입니다.
'기업의 이윤만을 추구하는 비열함'이냐, '투자자의 애초에 어루만져주기만을 원했던 어리숙함'이냐에 대한 논의는 닭이 먼저냐 알이 먼저냐의 비교라 굳이 더 서술할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오늘 말하고자 하는 것은 이 '어리숙함'에 대한 도전이니까요.
금융인들에게 수많은 상담인들이 하는 질문중에 베스트를 꼽으라면 어떤 업종이던 간에
"어떤 상품이 좋을까요? (잘나갈까요?)"
"(저에게 맞는 것좀) 추천 좀 해주세요"
위 두가지가 베스트로 꼽힐것입니다. 귀에 못이 박히다 못해 아예 Good Morning 이 '좋은 아침'이라고 해석되기 보다 바로 '안녕'의 의미로 받아들여지는 것과 같은 효과를 발휘할 것입니다.
어떤 상품이 좋냐는 대답엔 우리 회사에서 밀고 있는 상품이 최고일 것이고, 상대방에게 맞는 것을 찾는 것보단 이번달 나에게 떨어진 할당량이 머리속에 맴도는 것은 굳이 금융업이 아니라 하더라도 그 어떤 자본주의내에서 자연스레 통용될 법칙이 아닐까요? - 금융인으로서 민감한 주제입니다만 감히 꺼내어봅니다 -
그래도 선뜻 위의 애널리스트처럼 '좋은 상품'이란 주관적인 가치다, 당신에게 맞는 것은 당신이 찾아야 한다고 말해 줄 수 있는 용기백배의 금융인을 만나기란 좋은 주식 찾아내는 것보다도 어려운 확률의 것입니다. 그래서 최소한 [어루만져]드릴뿐입니다.
성공적인 투자란, 올 한해, 이번 한달간, 지금 하고 있는 이 한번의 투자의 높은 수익이나 결과를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언젠가는 자기 스스로, 투자에 대한 길을 찾고 헤쳐나갈 수 있는 [자립]을 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 자립을 꿈꾸지 않는다면, 물론 그것으로도 충분합니다. 일에서 성공할수도 있고, 그 시간에 문화나 여가의 선용을 통해 정신적 육체적인 부의 축적을 이룰수도 있을것이고,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성공이라 확신합니다.
하지만, 투자도 내 인생의 일부라 여기신다면, 그렇게 쉽게 [선택]에 의지하는 방식의 답습은 전혀 도움되지 않습니다. 커닝을 통해 그 학기의 성적을 상향고수할 순 있겠지만, 그 학점만큼의 성과를 학생시절에 이루지 못했음은 결코 변하지 않는 이치와 같습니다.
펀드 하나를 선택하는데 3개월을 공부하고 고민한 사람이나, 운좋게 창구직원의 추천으로 5분만에 가입한 사람이나 똑같은 펀드를 가입했다면 그 수익이나 성과는 거의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부동산, 주식 그 어떤 것도 마찬가지죠. 운칠기삼이라는 말이 있죠? 솔직히 투자는 결과만 놓고 본다면 운의 요소가 더 큽니다.
10년간을 몇십가지의 종목을 몇백번이나 매수매도를 한 결과의 수익률이나, 어렸을때 한 주 사두고선 까먹고 있었던 종목의 수익률이나 거기서 거기인 경우도 빈번합니다. 오히려 반대의 경우도 매우 자주 일어납니다. 하지만 솔직히 까먹고 있었던 주식의 보유를 투자라 할수는 없을것입니다. 잊고 있던 선산이 개발호재로 폭등했다 해서 대박이라고는 칭해도 성공적인 부동산 투자라 하지 않는 것처럼요.
많은 분들의 재테크에 대한 관심은 정말로 폭발적입니다만, 한번쯤은 스스로의 그 관심이 [가쉽과 의무]인지 [열정과 필요성]인지 본인 스스로 냉정히 판단해 보아야 할 시기입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재테크? 안해도 그만입니다. 인생엔 신경써야 할 다른 많은 것들이 얼마든지 많으니까요. 하지만 어렴풋이만이라도 하고자 한다면, 해야 한다고 느낀다면,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재테크는 무엇인가를 진정으로 생각해 보시길 바랍니다.
[화폐]라는 모든 경제적 가치를 대변할 수 있는 도구가 생겨나고, 사회가 복잡해 지면서 [경제학]이라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기준화 할 수 있는 학문적 장치가 생겨났습니다. 인터넷에선 수억가지의 [재테크 방법과 정보]들이 넘쳐나고 있고, 이것의 기준이 되는 [금융상품]들 역시 수만가지가 존재합니다.
그것을 이해하고 내것으로 만들어 가는 과정은 분명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해야할' 일중의 하나입니다. 하지만 그것을 단지 커닝의 용도로만 쓰려 하고 과정에 대한 각고의 인내를 회피한다면 운칠기삼에 의해 운이 좋다면 달콤한 성공의 결과를 맞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것을 정말로 자신의 '투자'라고 생각한다면, 진정으로 그것은 크나큰 착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과정에 대한 가시밭길을 외면하지는 마세요. 가시밭길을 피해 가는 것이 현명한 길이라고 외칠순 있더라도 탁 까놓고 말해서 그렇게 성공한 사람은 거의 없답니다. 가시밭길을 조금이라도 덜 아프게 걷기 위해서 금융인들이 있고, 수많은 양질의 정보가 존재할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