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상반기에는 김포 장기지구를 필두로 하남, 판교 신도시 등 주요 신도시 지역의 신규 분양으로 인해 아파트 청약에 대한 관심이 최고조에
이르렀던 것 같다. 가뜩이나 부동산에 관심이 많은 우리나라에서 화두가 되었던 지역의 아파트 분양이라면 더할 나위가 없는 소재이지 않았을까 싶다.
실제로 가까운 주위에서도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판교 청약을 시도했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청약을 준비하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고
있자니 그들이 중대한 오류를 범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자신이 사려고 하는 아파트가 한 두 푼짜리 물건도 아닌데 미리 계산기를 두드려
보는 사람들은 의외로 많지는 않았다는 사실이다. 물론 입주자모집공고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청약통장을 잘못 사용하는 경우도 있었으니 그에 비하면
양반이지만 ‘안하면 왠지 손해보는 느낌이니까...’ 내지는 ‘당첨되면 어떻게든 되겠지...’ 라는 심정이 많았던 탓이다.
하지만
자신이 보유한 현금과 분양가를 제대로 비교해 보지도 않거나 무리한 대출을 이용하는 경우 잘못하면 잔금을 치루기도 전에 큰 낭패를 보게 될 수도
있고, 동시에 구입 후 손익분기점을 통과하는데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할 수도 있다. 따라서 아무리 좋은 기회라도 자신의 상황을 고려하여 청약을
포기하거나 당첨 후 금전적 어려움을 겪는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아래와 같은 부분들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투자결정을 쉽게 내릴
수는 없다. 설사 결정을 한다 해도 주먹구구식 투자가 될 것이다.
- 보유 중인 현금 및 부동산 자산 규모
- 상환 중
또는 상환예정 부채
- 계약금 마련 방법
- 중도금대출 및 잔금대출 상환에 따른 가계수지 변화
- 청약 당첨 후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기타 재무목표(노후, 자녀교육 등)
- 처분시점까지의 예상 시세차익
- 취득비용
- 기회비용 손실
- 보유기간 동안의
보유세
- 처분시점에서의 양도소득세
한편 주변의 지인들은 무조건 저질러 보라고 부추기고 있는데 사전에 검토해야 할
복잡한 내용들은 뭐가 이렇게 많은 것일까? 그 이유에 대해서 한번 알아보도록 하자.
......
먼저 일반적인 아파트
분양의 절차는 청약 → 당첨 → 계약금 지불 → 회차별 중도금 지불 → 잔금 지불 및 입주의 단계를 거치기 때문에 만약 자기자본금(현
전세보증금)이 1억원 정도 마련되어 있는 상태에서 판교 지역의 분양가가 3억 9,600만원인 33평형 아파트가 당첨되었다고 가정한다면 다음과
같은 필요자금의 수급이 가능한지 미리 확인해야 한다.![]()
- 계약금
중도금과 잔금은 시공사를 통한 대출 지원이 가능하지만 계약금은 대출 지원이 되지
않기 때문에 어떤 방법을 써서라도 청약 전에 마련을 해두어야 한다. 위 상황에서는 자기자본금 1억원이 전세보증금의 형태로 묶여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대출을 통해 계약금을 마련한다고 가정하겠다. 현 전세금을 담보로 한 대출도 가능할 것이고 신용대출도 가능할 수 있겠지만 정작 문제는
대출 여부가 아니라 대출 상환이다. 계약금의 대출 금리를 5.5% 정도로만 예상하더라도 입주까지3년 동안의 이자 총액은 약 1,300만원(월
36만원)이다.
- 중도금
중도금의 대출 금리를 5.5% 정도로만 보더라도 약 5개월마다 10%(약
3,960만원)씩의 중도금 대출을 추가로 받을 때마다 월 18만원의 이자상환 부담이 증가한다. 마지막 회차의 중도금을 지불한 후에는 월
109만원 정도가 되고 중도금 납입에 따른 이자 총액은 약 1,900만원 수준이다.
- 잔금
입주 후 전세보증금
반환으로 계약금 7,920만원의 대출을 상환하고 남은 2,080만원을 상계한 잔금 2억 9,600만원의 대출 금리를 5.5%, 상환조건을 3년
거치 20년 원리금 상환으로 본다면, 월 상환액은 최초 3년 간 약 136만원, 이후 20년 간 약 204만원이 된다. 따라서 전매가 가능한
2016년까지 발생할 이자 총액은 각각 4,884만원과 1억 160만원 수준이다.
......
당첨 후 10년 간
발생한 금융비용은 총 1억 7,244만원(등록세/취득세 별도) 정도로 실로 엄청난 액수이다. 아파트 시세차익의 경우는 만약 10년 후 평당가가
2,500만원 정도로 상승한다면(물론 더 오를 수도 있겠지만) 시세차익은 4억 2,900만원 정도이다. 그 중에서 1억 7,244만원을
이자비용으로 소모한 셈이니 차익은 2억 5,600만원 정도로 반감되고 취득세, 등록세, 재산세, 양도소득세 등 부동산 관련 세금과 기회비용 등을
감안한다면 실직적인 수익은 2억원 내외로 그리 높지 않다.
이 때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문제점들을 살펴 보면 10년 간 저축을 거의
하지 못하는 상태가 지속되었다는 것과 가계의 자산 비중이 부동산에 너무 집중되어 전매 시까지의 기간 중 유동성 문제가 발생할 개연성이 점이다.
안정적인 노후를 위해 긴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10년이라는 시간은 엄청난 기회비용인 셈이고 곧 자녀의 취학으로 인해 교육비
지출이 증가할 수 밖에 없는 가정에서 무리한 대출상환의 부담까지 떠안았을 때의 심각성은 상상 외로 치명적이다.
결국 사전에 당첨 후
가계의 현금흐름을 고려하지 않고 무리한 대출을 끌어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 실질적인 시세차익의 반감, 가계수지의 악화, 전체적인 재무목표 달성
실패, 기회비용 손실 등 다양한 금전적 문제를 겪게 될 수 있고 결과적으로 10년이라는 긴 시간을 허비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의미이다.
사실 위 사례는 주택담보대출 비율과 이자비용, 입주 후 현금흐름 등 실질적인 수익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들을 모두 고려했을
때 최소한 분양가의 50%에 해당하는 1억 9,800만원의 자금은 청약 전에 미리 확보했어야 하는 상황이다. 부동산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만으로
무리한 목표를 따라가기보다는 치밀한 계획을 세워 청약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고 현실적인 기준을 마련한 후 낮은 평형대로의 목표 변경 혹은 다른
지역, 다른 시기의 분양을 고려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고 바람직한 방향이라는 점을 입증하는 사례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