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중도금 무이자

중도금 이자후불제에서 검토했던 중도금 대출에 대한 이자, 상기 예에서는 16,875,000원을 건설회사에서 100% 부담하는 조건입니다. 중도금 이자후불제의 예에서 계산했듯이 분양원금이 516,875,000원에서 16,875,000원을 시행사에서 내주는 조건이니까 사실상 분양가 하락에 준하는 조건이 되는 셈입니다.

시행사에서는 만약 500세대짜리 단지라면 500*16,875,000원=8,437,500,000원 약 85억원을 이익에서 할인해 줘야 하는 조건이니 다소 파격적인 조건이라 할 수 있습니다.

최초분양시점에서 중도금 무이자를 시행했다면 분양가에 중도금 이자 부분이 포함된 것일 수도 있고, 최초 분양시점에서 중도금 이자후불제를 시행했다가 추후 중도금 무이자를 시행한 것이라면, 시행자 입장에서 그만큼 이익의 폭이 줄어드는 것을 감수한 것입니다.

상기 예에서처럼 85억원에 달하는 큰 이익을 포기하는 이유는 시행사 입장에서 그만큼 분양율을 높여 자금을 회수하는 것이 급박하다는 반증일 것입니다.

또한, 기존에 사업자금을 대출받아서(PF, 프로젝트 파이낸싱이라고 합니다) 토지대 및 용역비를 지급하였는데 그에 대한 이자가 분양자가 대출받는 중도금 이자보다 비싸기 때문에 시행자의 이자비용 절감 측면 이해할 수 있습니다. 조금 어려운 얘기인가요? 어쨌든 시행자가 분양이 잘 안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만은 틀림이 없습니다.

중도금 무이자는 보통 계약금 정액제와 같이 실행되곤 하는데, 이는 두가지 조건이 실수요자 보다는 투자자를 유치하기 위한 조건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분양 받는 사람이 거의 투자자로 구성될 경우 분양자 입장에서 한가지 더 고려해야 할 것은 입주시에 과도한 매물로 인하여 분양가 이하로의 매물 또는 전세물건이 과도해 일시적으로 시세가 하락 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5. 잔금 유예 : 분양가 인하의 시작

예를 들어 상기의 모든 조건을 제시하였는데도 분양율이 높아지는 것은 고사하고 프리미엄이 원가 이하로 줄어들 기미가 보인다면 시행사에서는 어떻게 해야 분양을 할 수 있을까요?

대부분의 수요자께서 생각하시는 것과 같이 “분양가인하”가 바로 정답입니다. 그러나 시행사에서는 분양가 인하 카드를 제시하기에는 한가지 크게 고민되는 사실이 있습니다. 바로, 기존 분양자들을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법적으로 기존 분양자들은 굳이 분양가를 할인해 주지 않아도 되기 때문입니다(물론 도의상으로는 아니지만). 이에 대한 방법이 바로 잔금 유예라는 방법입니다. 다음의 설명을 잘 들으시면 어떻게 잔금유예가 추가 분양자들에 대한 분양가 인하로 연결되는지 쉽게 이해하실 수 있을 겁니다.

보통 분양계약서를 자세히 읽어보면 선납할인제도라는 것이 있습니다. 분양대금을 일정에 따라 내는 것이 아니라 일정보다 먼저 내면 먼저 낸만큼 시행사에서 이자를 쳐서 분양대금에서 공제해줍니다.

이때 이자율은 시중 은행의 금리보다 높고, 시행사의 조달금리보다는 낮은 수준이 됩니다. 현재의 금리수준으로 보면 할인율은 약 6~7%정도 될 것 같습니다. 잔금을 1년 유예해주는 조건이라면, 분양자가 정상적으로 입주한다고 하면 1년치 이자만큼 할인해 주는 효과가 됩니다. 유예 기간이 그 이상이라면 할인폭도 훨씬 커지게 될 것입니다. 

상기 5억원 주택을 받는 경우를 생각해본다면 6~7백만원 할인 효과입니다.

6. 원금보장제, 프리미엄 보장제

  말 그대로 원금 또는 프리미엄을 시행사(이때는 건설사가 될 것입니다.)가 보장해준다는 말입니다. 원금이나, 프리미엄을 보장해 준다는 것은 시행사 입장에서는 향후 시세가 상승세 일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시세가 하락할 경우 시행사가 부담해야 할 금액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중도금 무이자의 경우 세대당 1,600만원을 부담할 경우 500세대의 경우 건설사가 부담해야 할 금액이 85억원이나 되었습니다.

세대당 부담해야 할 원금 또는 프리미엄이 2,000만원 이상이라고 한다면 부담금액은 훨씬 더 커질 것입니다. 건설경기가 호황일 경우 시공능력 20위권 건설회사의 한해 이익이 200~400억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시행사가 보장해준다고 하는 원금 및 프리미엄은 그 실행가능성을 한번 의심해봐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눈치 빠른 분들은 이미 아셨겠지만, 나중에 언급되는 분양조건일수록 조건이 수요자 입장에서 파격적이라는 생각이 드실 겁니다. 그러나 시행사에는 그만큼 부담이고, 그 부담이 과연 얼마만큼일지도 대충 알아보았습니다. 부담이 큼에도 불구하고 시행사에서 이러한 가벼운 또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거는 것은 그만큼 분양이 어렵고, 이를 극복할 마땅한 대안이 없어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을 반증하는 것은 아닐지 모르겠습니다. 물론 국내의 주택 분양시장에서는 대한주택보증이라는 공기업이 있어 건설사의 부도에도 원금에 대해 보호해 주고 있지만, 발코니 확장 등의 금액, 중도금 대출에 대한 이자, 선납금액 등에 대해서는 보호해 주지 않는다는 점을 생각하셔야 합니다. 혹시나 상기에서 언급한 조건 중에 왜 분양가 할인이 없나 하고 궁금해 하시는 분이 계실 것 같은데 분양가 할인은 시행사 입장에서의 최후로 내거는 조건이고, 분양자 입장에서는 그에 대한 리스크가 미미하다고 생각되어 이번 글에서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역시나 세상에 공짜는 없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