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천 청라, 송도를 중심으로 수도권 분양시장이 활기를 띄고 있습니다. 판교의 분양권도 쪽박에서 다시 로또가 되는 분위기이고, 경기 고양/용인 일대의 미분양이 빠르게 소진되어 분양권 시장전망이 밝아지자 시행사(또는 건설사)들은 그간 미루어왔거나 시기를 조율하던 분양준비에 여념이 없습니다.

 

그러나, 상당수 전문가들은 현재의 부동산 상승이 실물경제의 뒷받침 없는 유동성에 의한 상승이라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 말은 곧 부동산 시장의 최근 반등은 대세상승 국면으로의 전환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므로 언제든지 다시 하락 가능성이 있다는 말입니다.

물론, 전문가들의 의견이 반드시 그렇게 되리라는 보장은 없지만, 전문가들의 객관적인 의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은 모든 투자에서 그렇듯, 부동산 투자에서도 더없이 중요합니다.

분양권이 과거처럼 입주시점까지 또는 그 이후 실물로 전환된 시점에서도 계속해서 상승한다는 보장이 없다고 생각된다면, 분양시점의 여러 가지 분양조건들에 대해서도 현재와는 다른 각도로 꼼꼼히 따져봐야 합니다.

 

주택 분양시에 건설회사는 여러가지 분양조건을 내걸어 마케팅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하고 수요자들을 유혹하는데, 보수적 관점에서 수요자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검토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1. 중도금 이자후불제

  주택을 분양받게 되면 초기에 총 분양대금의 10%정도를 계약금으로 받고 중도금 40~60%는 대출을 알선해 줍니다. 대부분의 수분양자는 현재 보유하고 있는 현금으로 계약금을 내고, 중도금은 대출을 받은 후에, 입주시에 현재 살고 있는 전세를 빼서 잔금을 내고, 여유가 된다면 중도금 일부도 상환하고 나머지는 주택담보대출로 전환할 계획을 합니다. 입주시점에 시세가 상승한다면 시세차익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이 때 발생하는 중도금에 대한 이자를 건설회사에서 대신 내주고, 입주할 때 그간 건설회사에서 대신 내주었던 이자를 한꺼번에 정산해 받는 방법이 바로 중도금 이자후불제입니다.

 

30평형대 5억짜리 주택을 분양 받을 경우 중도금 이자는 얼마나 나올지 계산해봤습니다

 

 

이자가 16,875,000원입니다. 총 투자금액은 516,875,000원이 되는군요.

 

시행사(또는 건설사) 입장에서 이자를 대신 내주는 것도 아니면서 후불제로 하는 이유는 분양자로부터 발생한 중도금 대출이 원만하게 실행되어 건설자금 확보에 지장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상기 표에서의 이자는 3개월마다 내는 금액이므로 대출이 일어나는 초기에는 월마다 20만원을 내지만 입주시점이 다가가면 월130만원가까이 내게 됩니다. 그런데 만약 주택가격이 하락이라도 하게 된다면 부담이 되어 본전생각이 나게 되고 좀 과격하신 수분양자들이 은행에 전화를 걸어 중도금 대출 그만 일어나게 해달라고 하기라도 하면 난감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중도금 이자후불제는 분양시장이 좋을 때에도 대부분의 시행사가 내거는 조건으로 일반화되어 있습니다. 요즘엔 서울의 분양성이 좋은 일부 지역에서만 볼 수 있는 조건입니다. 그 외의 지역은 다음에서 설명드릴 조건들을 추가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2. 발코니 확장, 옵션 제공(에어컨/세탁기 등)

요즘 평면을 보면 3Bay 이상이 대부분입니다. 3Bay를 간단히 설명하면 평면이 남향이라고 가정할 때, 남향에 창을 낼 수 있는 공간(방, 거실)이 3곳이라는 뜻입니다.

50평대 이상의 대형평형의 경우 4Bay 이상도 문제없지만, 30평형대에서 요즘 대부분인 3.5~4Bay로 평면구성을 하다 보면 집이 가로로 길쭉해져 발코니 확장 없이는 도저히 현실적으로 살 수 없는 공간이 되어 버립니다. 그렇게 되면 수요자 입장에서는 거의 무조건 발코니 확장을 해야 합니다. 이럴 경우 시행사에서 일괄적으로 발코니 확장을 받게 되고 본의 아니게 분양가를 조금 더 내야 하는 상황이 됩니다.

만약 시행사에게 확장공사를 받지 않고, 개인적으로 받게 되는 경우는 어떨까요? 시행사에서는 일괄적으로 공사를 해주기 때문에 더 저렴하다고 강조하지만 꼭 그렇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또한 시행사에서 개인적으로 확장공사를 하려는 세대를 위해 마감공사시 배려해 줄 수 없기 때문에 분양자 입장에서는 기존 완공된 마감을 뜯고 변경해야 하는데 따르는 비용이 들 수도 있습니다.

최근에는 미분양 물건에 대한 마케팅 방법으로 발코니 무료확장 및 에어컨, 세탁기 등의 옵션을 제공하기도 합니다.

 

 

3. 계약금 정액제

  원래 주택을 분양 받을 때 계약금을 10~20% 받는 것이 원칙이지만, 소득대비 분양가가 점점 높아지면서 원칙대로 할 경우 초기에 투자해야 하는 금액이 투자자로서는 부담이 되는 금액이 되어버렸습니다.

계약금 정액제는 계약금액의 10%~20%가 아닌 5% 또는 일정금액 (500만원~3000만원 수준)을 내게 하고 나머지는 잔금으로 이월시켜주는 방법입니다. 공격적인 투자자들께서는 초기에 여러 채를(?) 투자할 수도 있고, 시행사에서는 분양율을 높일 수 있는 유용한 수단입니다.

실질적으로는 부동산에서 여러 채를 계약하고 프리미엄을 형성(?)하여 실수요자에게 넘기는 폐단으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계약금이 10% 미만으로 들어올 경우 분양을 중도에 포기할 수 있는 여지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많기 때문에 중도금대출 금융기관에서 문제제기를 하게 되는데요.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 시행사에서는 10%를 받은 것으로 하고 계약자와 이면계약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정액제는 실수요자보다는 투자자를 타겟으로 하는 조건이며, 분양받은 구성원이 투자자들 위주일 때 문제점은 다음 조건에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 2편 > 에서 계속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