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전문가냐 사기꾼이냐, 이것은 백지 한 장의 차이

작성자
손기혁
등록일
2007/03/20
조회수
9191

안녕하세요 손기혁입니다.

 

도그마(dogma), 혹시 이 도그마란 뜻에 대해서 아시고 계신 분들이 있을까요? 아마도 종교계에 있으신 분들은 꽤 많이 들어 보셨을 단어일 겁니다.

 

아래의 글은 예전에 인터넷 서핑 중(신문 컬럼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만,) 서술정리가 잘 되어 있어 캡쳐한 글입니다만, 아쉽게도 출처를 확인하진 못하고 있습니다. ?알려주시면 바로 정정하겠습니다-

 

"(선략)….도그마(dogma)란 말은 원래 종교 용어다. 교회가 신에 의한 계시로 인정해 받아들인 진리란 뜻이다. 그렇기에 도그마는 교회 내에서는 비판과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없다. 논리적으로 따지고 들거나 맞다는 것을 증명해 보라고 요구할 건덕지가 없는 것이다. 도그마는 교회의 권위에서 나온다. 도그마에 이의를 다는 일은 교회의 권위를 부정하지 않는 한 불가능하다.

 

그러나 도그마가 종교의 테두리를 벗어나면 뜻이 고약해진다. 사전적 의미로는 독단적인 신념이나 학설을 말한다. 논리적으로 규명되지도 않았고, 엄격한 학문적 검증을 거친 것도 아닌데도 옳다고 고집하는 주의와 주장이다. 많은 이들이 진위를 의심하는데도 자신만이 맞다고 외친다. 심지어 틀렸다는 것이 입증된 경우에도 오류를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

 

도그마가 횡행하는 사회에선 이성적인 판단과 합리적인 논의가 불가능해진다. 도그마를 앞세운 선동가들은 대중의 감정선을 자극하는 교묘한 수사(修辭)로 여론몰이에 나선다. 도그마의 반대편에 서거나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은 국민의 공적(公敵)으로 매도 당한다. 의심스러운 주장이 당연시되고 명백한 잘못도 묻혀버린다……(후략)"

 

개인적으로 전 위 글쓴이의 입장에 매우 동감하는 바입니다.

각계의 금융전문가라 불리는 사람들도 그렇지만, 이를 받아들이는 금융소비자들의 도그마 역시 매우 심각한 상태입니다.

 

흔히 사람들은 자신이 취약한 부분의 해결을 위해서 이러한 [전문가]를 찾고는 합니다.

그리고선 그 전문가와 함께 [상담]을 하지요. 그리곤 원하는 최대의 근접치를 찾아내어 [결정]을 합니다. ?사실은 그렇게 한다고만 생각하는 거겠지요-

 

[상담]을 통해서 [결정]을 한다는 것. 그리고 그 사이엔 소위 [전문가]라 불리는 사람들이 개입한다는 것.

 

이러한 과정에서의 주체는 항상 <나>이어야 합니다. 전문가가 아니라는 것이죠. 하지만 의지가 부족하여 ‘귀찮은’ 사람들이나, 지식의 얕음이 부끄러워 ‘맹목적 믿음’을 추구하는 사람들에겐 일련의 과정 속에서의 주체는 <내가 아닌 전문가>가 되어버리는 것이 다반사입니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도그마>입니다.

 

“그 보험설계사가 이거면 다 된다고 했어요……”

 

“부동산 컨설팅을 받았는데 지금 대출받아 투자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아..”

 

“우리 노후도 생각해야겠으니 변액이나 연금등을 지금 힘들더라도 가입해야 하지 않을까?”

 

“저에게 맞는 상품은 무엇이 좋을까요?”

 

 

위에도 언급했지만, 이러한 맹목적 믿음, 판단과 결정에 대한 권한위임 등은 소위 [결정의 주체]를 [소비자]가 아닌 [전문가]가 대체하고, 판단과 결정에 대한 [설명]만을 듣는 과정 때문입니다.

 

일례로, 종신보험 가입자 남성들의 주계약 사망보험금은 약 70%가 1억입니다. 1억이라는 이 가족구성원의 부재시 필요한 금액의 고정적 수치를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들이 70%나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설계사들이 뽑아오는 보험가입내역서의 특약 중 거의 90%이상은 <한도 내에서의 최고보장>입니다. 이런 것들을 뽑아내는 데는 5분도 걸리지 않습니다.

 

보험가입자들은 자신의 죽음의 가치에 대해서 설계사가 지정해주는 1억이라는 수치에서 벗어날 줄도 모르고, 설계사는 어떻게든 많은 보장을 받게 해주려고 전산을 건드리고 하는 이런 일련의 과정들……    이것들이 과연 [상담]이고 [전문가]의 도움을 얻는 걸까요?

 

보험설계사나 펀드매니져, 기타 금융전문가의 진정한 임무는 [설계를 해주거나 상품을 권하는 것]이 아니고 [설계를 단지 대리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대리업무를 보통 금융용어로는 <중개>라 합니다.

- 아주 쉽게 떠올릴 수 있는 부동산 중개인이나 보험중개인이 있고, PB나 펀드매니져 역시 중개인일 뿐 대리 투자자나 기타 거창한 투자전문가는 아니란 이야기입니다. -

 

하지만, 대부분의 현실에 치여 사는 일반인들이 이러한 전문가라는 사람들을 만날 때엔 무언가 메시아적인 <기대감>을 갖게 됩니다.

 

더불어 지인이나 기타 혈연등에 의한 친분까지 생기게 되면, 이러한 믿음이나 막연한 기대심은 “알아서 잘해주겠지..” 하는 맹목적 <도그마>로서 작용하게 됩니다.

 

중개를 하는 사람이 [제대로 된 중개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사회가 와야 합니다.

 

흔히 많은 지식과 정보를 소유한 소위 [전문가]는 대가가 따르지 않는 이상 남에게 도움을 주는 자선행위는 하지 않는 것이 당연한 일입니다. 그 대가는 입신과 양명의 수단으로 활용될 수도 있을 것이고, 수수료나 월급, 승진 등 직접적인 부의 창출을 하는데 있어 목적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또는 개인의 이익극대를 위한 선동의 요소로도 활용될 수 있을 것입니다.

 

제대로 된 PB서비스를 받기 위해선 수억 대의 자금을 해당 은행에 예치해야만 그 자격을 얻을 수 있습니다.

 

TV에서 죽어라 떠들어 대는 “재정전문가 OO생명의 컨설턴트”, “OO증권의 전문 상담사”….

자기 상품 안팔거면서 제대로 된 재정상담이 가능할 리는 만무합니다.

 

요새 은행 가보세요. 은행에서도 돈안되는 자기 은행 상품 절대 안팝니다. 죄다 권유하는 것들은 수수료 많은 보험상품이나 증권상품이지요.

 

이러한 것들은 대체 <누가>, <누구를 위한>, <누구에 의한> 상담인가요??

 

오히려 이러면서도 이것을 당연한 무료의 서비스라 생각하는 금융소비자가 더 이상한게 아닐까요?

 

모든 소비자들은 변해야 합니다. 적어도 용산 전자상가에서 컴퓨터를 싸게 사려 할 때, 소위 “용팔이” 한테 당하지 않으려면 각 부품들의 판매가 정도는 알고 가야 합니다. 그것이 귀찮다면 이미 조립된 완제품 피씨를 사야 합니다.

 

보험도 그러합니다. 적어도 자기가 가입해야 할 위험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정도는 파악해야 하고, 적어도 그 위험에 [얼마]의 위험보장이 필요할지 여부도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흔들리지 않을 <적정한 보험료 납부수준>을 생각하지 않으면 소위 보험전문가라 불리는 보험설계사들은 한 순간에 장사치로 변신할 것입니다.

 

그것이 귀찮고 어렵다면, 믿는 수 밖엔 없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믿음은 언젠가 다른 보험전문가가 와서 툭 하고 건드리기만 해도 와르르 무너질 모래성과 같습니다. 실제로 만족하고 산 MP3임에도 똑같은 것. 다른 사람은 어디서 나보다 훨씬 싸게 샀다고 들으면 기분이 나쁜 것처럼 말이죠.

 

전문가란 상담을 위해서 필요한 존재입니다. 그 상담의 가치를 높여주는 것은 해박한 지식과 정보를 가진 전문가를 만남으로서도 일조를 할 테지만, 그러한 것들은 충분히 돈으로 살 수 있는 것들일 뿐입니다. -이미 전문가는 그 자체로 상품일 뿐입니다. 싸게 수준 높은 전문가와 상담을 했다면 행운일테지만 그런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

 

하지만, 어떤 레벨의 전문가를 만나더라도 [좋은 상담]을 할 수 있는 방법은 있습니다.

 

진정한 상담의 가치를 높여줄 수 있는 것은 바로 [상담하는 나 자신을 알리는 것]입니다. 내가 전문가에게 얼마나 나를 알려줄 수 있는지, 얼만큼 나의 생각을 어필해서 전문가로 하여금 실제로 “나의 경우라면?” 하고 생각할 수 있게끔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전문가가 설계를 해준다는 것은 곧 <그림을 그려주는 것>과 같습니다. 그 그림을 보고 만족할 미래의 모습을 꿈꿀 수도 있고, 그 미래를 위해 하나씩 둘씩 계획을 만들어 가는 과정에 있어서의 지침으로 삼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그림을 그리는 데에는 [도화지]가 필요한 법입니다. 그림을 그려주고 싶어도 엽서 한 장 크기의 도화지밖에 제공할 수 없는 사람에게는 수만 가지의 물감이 필요 없는 법입니다.

 

금융전문가를 만나기 앞서, [전문소비자]가 되어 보시길 바랍니다.

 

전문소비자는 세상을 바꿀 힘이 있습니다. 상품도 개혁할 수 있고, 회사조차 바꿀 수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전문가라 불리는 사람들이 전문가로서의 일만을 해낼 수 있도록 해줄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선 모든 일에 있어서 <자신만의 주장과 견해>를 만들 줄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그 주장과 견해가 대중적인 것인지, 오류는 없는지를 검증 받는 것이 좋습니다. 그것이 바로 진정한 [상담]입니다.

 

그러다 일부 소비자들이 보험에 대해 조금 알게 되고, 주식등에 대해 조금 경험을 쌓게 되면, 이젠 일련의 경험을 나눠주는 전문가들을 싸잡아 [필요없다]고 비하해 버립니다. 설계사 수당이 없는 온라인 자동차보험이 싸니까 최고라느니(더불어 일부 설계사들의 안 좋은 사례는 빠지지 않는 안주감이 되고요.) 무조건 수수료가 최저인 HTS만이, 단 0.1%라도 이자를 더 주는 은행이 최고라는 이야기등으로 또 다른 수많은 애초의 [상담]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불안감을 안겨주지요. 그야말로 악순환입니다. 금융권에선 어느 장단을 맞추기도 어려워지죠.

 

“알아서 다해주는” 건 기계나, 콩깍지가 씌인 연인만이 가능한 일입니다.

 

용팔이나 보험 및 각종 브로커들이 소비자들을 등치고 욕을 먹을지언정, 소비자가 변하지 않으면, 그들은 욕을 먹을지언정 계속 등을 쳐먹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를 미화할 도그마는 언제 어느 때건 생기기 마련입니다.

 

전문가냐 사기꾼이냐, 이것은 백지 한 장의 차이일 뿐입니다. 그와 역시 마찬가지로, 훌륭한 고객이냐, 내 영업의 먹잇감이냐도 백지 한장 차이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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