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집주인이 바뀌면 계약해지할 수 있을까?

작성자
권태형
등록일
2005/07/14
조회수
12991

사례 :

 

갑은 2005. 7. 1. 을로부터 을 소유의 33평 아파트를 금 4억원에 매수하기로 하되, 전세입자 병의 임대차관계(계약기간 : 2005. 5. 1부터 2007. 4. 30., 보증금 3억원)를 승계하는 것으로 하고 계약금 4천만원을 당일 날 지급하고 잔금은 2005. 7. 15.에 모두 지급하였다.

 

그런데 이러한 사실을 며칠 후에 알게 된 전세입자 병이 갑에게 자신은 종전 임대인인 갑이 마음에 들어 이 아파트 전세를 얻었는데 이제 임대인이 바뀌었기 때문에 기간이 남았지만 다른 곳으로 전세를 옮길 테니 보증금을 돌려달라고 병에게 요구를 하였다.

 

그러나, 갑은 매매계약서에 임대차관계를 승계한다고 을과 약정하였고, 주택임대차보호법상 주택의 소유자가 바뀌어도 임대차관계는 그대로 승계되고, 따라서 임대인의 지위도 을로부터 그대로 승계 받았기 때문에 임대차기간이 끝나지 않은 이상 기한의 이익이 임대인인 갑에게도 있으므로 병의 요구를 들어줄 수 없다고 거절하였다.

 

해설 :

 

위 사례의 경우 과연 누구의 입장이 법으로 보호받을 수 있을까? 갑의 입장에서는 전세를 안고 투자 목적으로 아파트를 샀고, 담보대출비율이 전세금보다 낮아 병의 요구를 그대로 들어줄 수 있는 입장이 아니고, 자신은 종전 소유자인 을과의 계약서에 임대차관계를 승계한다고 약정하였고,

 

주택임대차보호법상에도 소유자가 바뀌어도 임대차관계가 승계된다고 알고 있기 때문에 병의 주장이 억지라고 생각을 하고 있고, 병의 입장에서는 새로 바뀐 임대인도 마음에 들지 않고 전세 시세가 하락하여 이 기회에 다른 곳으로 전세를 옮기고 싶었다.

 

 

임대차계약관계의 승계는 임대인, 임차인, 새로운 소유자 사이의 ‘3자 계약’으로서 원칙적으로는 위 3자 모두의 합의에 의하여 이루어져야 함이 원칙이고, 임대인과 새로운 소유자 사이에서만 계약이 이루어진 경우 임차인의 동의가 있어야 함이 원칙이다.

 

하지만 임대차관계의 특성상 소유자가 바뀐 경우 임대차관계가 승계되는 것이 임차인에게 유리하고 임대인이 바뀌더라도 임대인이 이행할 의무에 어떠한 큰 변화가 생기는 것이 아니므로 임대인과 새로운 소유자와의 계약만으로 임대차관계의 승계가 이루어져 왔고 그 효력도 인정되어 왔으며, 주택임대차보호법 적용 대상이 되는 임대차의 경우에는 임차인의 보호를 위하여 법으로 임대차관계 승계를 규정화하기까지 한 것이다.

 

하지만 주택임대차보호법 규정은 임차인의 보호를 위한 편면적인 강행규정으로서 보호 대상인 임차인이 원하지 않을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으며, 이럴 경우에는 민법의 일반원칙으로 돌아가 ‘3자 계약’ 성립을 위한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

 

따라서 위 사례의 경우, 임차인인 병은 임대차관계의 승계를 자신이 알았을 때에 즉시 거부함으로써 그 구속관계를 면할 수 있고, 을에 대하여 종전 임대차관계의 해지를 할 권리가 있는 것이다. 다만, 병에 대한 임대차보증금의 반환은 병과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종전 임대인인 을의 의무라고 할 것이나, 병은 을에 대한 임대차보증금 반환채권을 피보전채권으로 하여 을의 갑에 대한 매매대금 잔대금 채권에 대하여 채권자대위권의 행사로서 갑에게 직접 청구를 할 수도 있다.

 

만일 갑이 매매계약서에 임대차관계의 승계를 매매계약 효력 발생의 조건으로 명확히 규정하였다면 조건 불성립을 이유로 계약의 무효를 주장할 수도 있다.

 

참조 판례 :

 

대법원 1998. 9. 2.선고 98마 100 :

“임대인의 지위의 양도는 임대인의 의무의 이전을 수반하는 것이지만 임대인의 의무는 임대인이 누구인가에 의하여 이행방법이 특별히 달라지는 것이 아니고, 목적물의 소유자의 지위에서 거의 완전히 이행할 수 있으며,

임차인의 입장에서 보아도 신소유자에게 그 의무의 승계를 인정하는 것이 오히려 임차인에게 훨씬 유리할 수도 있으므로 임대인과 신소유자와의 계약만으로써 그 지위의 양도를 할 수 있다 할 것이나,

 

이 경우에 임차인이 원하지 아니하면 임대차의 승계를 임차인에게 강요할 수는 없는 것이어서 스스로 임대차를 종료시킬 수 있어야 한다는 공평의 원칙 및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임차인이 곧 이의를 제기함으로써 승계되는 임대차관계의 구속을 면할 수 있고,

임대인과의 임대차관계도 해지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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