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결혼도 M&A이다!

작성자
이지연
등록일
2005/07/19
조회수
20628

오늘은 제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직장생활을 한지 어느덧 십 여 년이 흘러왔고 그 중간 중간에 아파트도 2번사고 팔았고, 주식으로 엄청난 수업료를 치룬 참으로 험난하게 종자돈을 모아왔던 거 같습니다.

 

결과를 말씀드리면 저와 입사동기인 친구 녀석은 부동산이든 주식이든 아무런 상관없이 묵묵히 은행에다 근로자 우대저축이니 장마니.. 안정적으로 자산운용을 해왔고,  저는 부동산으로 조금 벌었다고 자만하다가 주식으로 몽창 말아먹어, 창피하게도 친구 녀석과 자산이 별반 다르지 않은 듯합니다.(주식으로 마이너스 안난 것을 다행이라고 생각 합니다^^)

 

강남의 아파트 값이 자고 일어나면 오른다고 하지만, 제가 구입한 나름대로의 우량아파트는 구입한 가격이나 지금 가격이나 별로 차이를 보이지 않아 일명 세금 먹는 하마로 때가 되면 재산세 날라와 대출이자 나가...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자산이지 솔직히 따지고 보면 그렇게 내세울 만한 가치도 아닌 듯 합니다.

 

저랑 결혼하면 무슨 돈방석에도 앉는 양 다들 부러움의 시선으로 제 미래의 반쪽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되는 가운데 드디어 33세의 나이로 올가을 결혼을 하게 되었습니다.

 

군대 때문에 뒤늦은 취업으로 저보다는 직장생활을 조금 덜 한 동갑내기 제 남친이랑 머리를 맞대고 전셋집 마련을 위해 서로의 자산을 공개하던 중 대단히 실망한 제 애인 왈,

 

“그거 밖에 없냐?” 그래도 너 믿고 조금은 안심했는데... 우리 발등에 불 떨어졌네.  이 돈으로 어디다 어떻게 전셋집을 구하지?

라는 제 남친의 걱정스런 말에 제 대답이 더 가관입니다.

 

“어머님 집에서 얹혀살면 되지. 그리고 전세자금으로 다른데 투자해 놓았다가 나중에 투자수익률이 높아지면 그때 가서 내 집 마련을 하여 분가 하지 뭐~~~~~”

 

현재 부모님을 모시고 사는 제 여동생이 하는 말

“언니가 아직 시어머님을 안모시고 살아봐서 그러는데... 살아봐!! 후회 엄청 할껄? ”

 

드디어 예비시어머님이 하시는 말씀이 “넌 어떻게 남들하고 반대냐?? 나가 살라고 해도 같이 살겠다고 고집이니 원.... 참으로 별난 아이야~~~그래도 따로 살아~~~”

현재 제 남친을 비롯 저를 제외한 나머지 모든 사람들은 분가를 권유하고 홀로 함께 살겠다고 한달을 넘게 투쟁중입니다.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따로 살게 되면 몸은 자유로우나 몇 푼 가지고 있지 않은 종자돈이 모조리 전세자금으로 묶여버려 초심에서 다시 종자돈을 마련해야 하고, 만약 부모님 댁에 얹혀살게 되면 몸은 좀 괴로우나 종자돈을 여유 있는 투자금으로 활용하여 내 집 마련에 한발 더 가까워지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더더군다나 무녀독남 외아들인 제남친의 사정상 언젠가는 모시고 살게 될 테인데 어차피 연애시절부터 각오한 일이니 뭐~

 

제가 아직 철이 없는 것인지.. 아니면 재테크에 눈이 멀어 고부갈등을 예측 못하는 것인지 아직 상황 파악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제가 평범한 셀러리멘을 남편으로 맞게 되었다고 친구들에게 소개하자  또한 모두들 의외의 반응들이 나왔습니다.

제가 전문직이나 사업가를 선택할 줄 알았다고 모두들 입을 모으더라고요~~~

(제 친구들의 남편들은 어느덧 40대를 바라보고 있어 벌써부터 명퇴를 걱정하고 있습니다)

물론 전문가나 사업가가 좋기는 하지만 첫 번째로 저희는 연애를 해서 서로 사랑으로 가정을 일구려 하고 비록 점점 수명이 단축되는 셀러리멘 이긴 하지만 그래도 명예퇴직해서 할일 없이 놀기야 하겠어요?


제 친구들에게 하는 저의 반론입니다.

“제 직업이 프리렌서라 열심히 하면 수입이 좀 많고 조금 느슨해지면 금방 수입이 주는 경제상황에 따라 기복이 아주 심한 직업이고(공격적인 주식형에 비유) 제 남친은 투명유리지갑인 샐러리맨 이기는 하지만 회사가 망하지 않는 한 주기로 한 급여는 나오니 (안정형에 비유) 우리는 혼합형이다!! ”

 

제 남편의 안정적인 울타리 안에서 조금은 여유롭게 직장생활을 할 수 있고 또한 사심 없이 좀 더 고객입장에서 다가가지 않을까? 샐러리맨은 안정적이지만 버는데 한계가 있고 영업사원은 노력한 만큼의 결과치가 나오므로 조금만 노력하면 좀 더 풍요롭고 여유로운 가정을 일구지 않을까요?

 

제 애인이 하는 말 “너는 세상이 네 맘대로 움직이는 줄 아니??” 라고 종종 저를 꼬집지만 그래도 제게는 희망이 있습니다.

머지않은 미래부터 제가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어긋나는 일들이 많겠지만 그래도 사람이 사는 일이고, 하는 일인데 성실히 살다 보면 그래도 비슷하게는 되지 않을까요? 앞으로 엄청나게 험난한 일들도 많겠지만요^^


내일은 해가 뜹니다^^  예비 신혼부부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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