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인 얘기지만 필자는 아이를 아직까지 한번도 공부를 가르치는 학원에 보낸 적이 없습니다. 이유는 딱 두 가지. 내 아이에게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고, 내 아이가 원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이 두 가지가 합치되었다는 것입니다. 이게 합치되지 않으면 갈등이 생길 소지가 큰데 다행히도 필자의 경우에는 사교육에 대해서 아이와의 갈등은 없었습니다. 그리고 아이와 소통하려고 노력합니다. 주로 학교생활이나 친구들에 대해서 대화를 많이 하고, 때로는 문자채팅도 하고, 때로는 이메일도 보내고, 때로는 아이가 좋아할만한 글, 사진, 동영상을 보여주기도 하고, 때로는 같이 공부도 하고, 때로는 아이 앞에서 개그맨 흉내도 내고, 때로는 스킨쉽도 하는데 사춘기인 큰 아이는 스킨쉽을 별로 좋아하는 것 같지는 않네요(ㅠㅠ) 아무튼 이런 과정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가정교육이 이루어지고 아이와 소통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어떤 면에서, 아이가 학원에 가 있는 시간은 아이와의 소통이 단절된 시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필자는 사교육보다는 아이와 소통하는 것을 선택했습니다. 그게 내 아이에게 훨씬 더 좋은 영향을 줄 거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앞서 부모와 아이의 생각이 합치되지 않을 때 갈등이 발생한다고 했는데 이 때가 매우 중요한 순간입니다. 부모의 생각에는 그게 아이에게 꼭 필요한데 아이가 그걸 원하지 않는 경우가 있을 겁니다. 이럴 때 갈등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절대로 아이를 다그치거나 윽박질러서 강제로 하게끔 해서는 안 됩니다. 강제하면 갈등의 골이 더 깊어질 뿐입니다. 그게 왜 필요한지를 아이에게 이해시키고, 아이가 그걸 하는 것을 부모가 얼마나 원하는지를 알려주어서 아이가 능동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는 설득과 합의의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어휴, 별 수 있어? 시키는 대로 해야지 뭐.’ 하는 체념이 아니라 ‘아, 그래서 이게 필요하구나. 생각해보니 재미있겠는걸?’ 하는 납득이 있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무슨 일이든지 ‘억지로’ 하는 것보다는 ‘기꺼이’ 하는 게 능률이 훨씬 높습니다. 설득과 합의도 소통의 일부분이라는 걸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요즘 뉴스나 신문에 청소년에 관련된 소식이 나올 때, 선행 청소년보다는 비행 청소년 얘기가 훨씬 많습니다. 그 아이들이 왜 그런 짓을 하게 되었을까요? 정말 안타깝고, 정말 답답합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아이를 올바로 가르치지 못한 부모의 잘못이 가장 크다고 생각합니다. 먹고 살기 바빠서? 가르칠 돈이 없어서? 삶에 지치고 힘들어서? 변명에 불과합니다. 아이들의 육체는 밥과 국과 빵으로 성장시킬 수 있지만 아이들의 영혼은 관심과 사랑과 소통으로 성장한다고 믿습니다. 부모의 관심과 사랑을 받고, 부모와 소통하는 아이들이 나쁜 짓을 할 확률은 지극히 낮습니다. 아이들은 부모의 소유물도 아니고, 부모의 꿈을 대신 이뤄줄 대타도 아닙니다. 나중에 사회에 진출해서 아이가 원하는 일을 즐겁고 행복하게 할 수 있도록, 사회에 공헌하고 그 일원으로서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올바른 가치관을 가질 수 있도록 가르치고 지원하고 응원하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에게 부모가 원하는 것을 강요하기 보다는, 아이가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도록 부모가 도와주는 게 맞지 않을까요? 그러기 위해선 아이와 소통해야 합니다. 소통이 없으면 반드시 탈이 납니다. 소통하고 또 소통해야 합니다.
앞서 인성교육과 경제교육이 지식교육 못지 않게 중요하다고 했는데요, 인성교육과 경제교육은 지식교육처럼 ‘자, 1교시. 오늘은 이기주의와 이타주의에 대해서 공부하자. 2교시는 빅맥지수에 대해서 공부할 거야’ 하는 수업방식으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인성/경제교육은 부모의 말과 행동, 습관, 가치관 등이 자연스럽게, 말 그대로 시나브로 자녀에게 전이되는 과정에서 이루어집니다. 지식교육은 정해진 시간 동안 가르칠 내용에 대한 교안을 작성하고, 그에 맞는 자료나 일화, 비유, 멘트 등을 준비하면 별 무리없이 진행할 수 있지만 인성/경제교육은 부모와 자녀가 함께 하는 매 순간이 교육의 현장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면에서는 지식교육보다 더 어려운 교육일 수 있습니다. 부모가 누군가를 칭찬할 때도, 누군가를 험담할 때도 아이들은 영향을 받습니다. 부모가 누군가를 도와줄 때도, 누군가의 요청을 거절할 때도 아이들은 영향을 받습니다. 부모가 오붓하게 지낼 때도, 부부싸움을 할 때도 아이들은 영향을 받습니다. 부모가 휴지를 주울 때도, 버릴 때도, 부모가 건널목을 건널 때도, 무단횡단을 할 때도, 부모가 웃을 때, 울 때, 전화를 할 때, 받을 때, 운전을 할 때, 택시를 탈 때, 버스를 탈 때, 음식을 주문할 때, 음식을 먹을 때, 쇼핑을 할 때, 앉아 있을 때, 걷고 있을 때 등등 부모와 자녀가 함께 하는 모든 순간에서 아이들은 부모의 영향을 받습니다. 부모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양심 다음으로 날카로운 감시자가 바로 아이들입니다. 때때로 본인의 양심을 속일 수는 있겠지만 아이들을 속일 순 없지 않겠습니까? 이 말인즉슨, 부모의 모든 말과 행동, 습관, 가치관 등을 통해서 아이들은 사람에 대한 생각, 돈에 대한 개념을 배운다는 것입니다. 얼마 전 TV의 한 예능프로그램에서 유명한 정치인이 본인의 어머니에 대한 일화를 소개했던 게 기억납니다. 어머니가 피난민 시절에 먹고 살기가 힘들어서 부산역에 암표장사를 하러 나갔는데, 차마 애 보는 앞에서 그런 짓을 할 수가 없어 그냥 돌아왔다는 내용입니다. 그렇습니다. 이게 바로 인성교육입니다. 50여 년이 지난 지금도 그 때의 아이는 그 일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는 건 그만큼 그 일이 인상적이었다는 말이겠지요. 여러분의 자녀가 쓰기를 원하는 말투, 자녀가 하기를 원하는 행동, 자녀가 지녔으면 하는 습관, 자녀가 갖췄으면 하는 가치관. 즉, 여러분의 자녀가 되기를 원하는 wannabe처럼 부모인 여러분이 먼저 wannabe가 되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이런 말을 하는 필자는 과연 wannabe가 되어 있을까요? 여러분이 생각하시는 것과 같이 저도 ‘물론 아직’ 아닙니다. 하지만 이런 생각을 염두에 두고 항상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래야 내 아이에게 조금이라도 더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부모 노릇하기 참 어렵지요? 그야말로 슈퍼 탤런트가 되어야 하니까요. 그래도 해야만 합니다. 왜냐구요? 내 아이는, 여러분의 아이는, 우리들의 아이는 정말로, 정말로 소중하니까요.
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