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부모님 용돈 잘 드리는 법

작성자
윤기림
등록일
2013/05/08
조회수
31011

올해도 어김없이 5월 가정의 달이 되었고 어버이날이 눈앞으로 다가왔습니다. 5월은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등 즐겁고 뜻 깊은 날들이 많지만 그만큼 경제적인 부담도 커지는 때이기도 합니다.

 

특히, 어버이날엔 카네이션보다 현금을 더 좋아하시는 부모님께 넉넉한 용돈도 드리고 감사함을 표하고 싶지만 빤한 월급에서 몇 십만 원을 떼어내기가 쉽지만은 않습니다.

 

매년 반복되는 어버이날과 기념일 등 부모님께 용돈도 잘 드리고 가계의 부담도 덜 수 있는 현명한 방법은 없을까요?


어느 날 한 신혼부부에게서 메일을 받았다. 부모님의 용돈에 관한 내용이었는데 두 사람 모두 효심이 지극하여 미혼일 때 각자의 부모님께 매월 50만원씩 용돈을 드려 왔다고 합니다. 그런데 막상 결혼하고 나니 매월 부모님 용돈으로 100만원씩 지출이 되었고 그러던 중 임신을 하여 출산일이 가까워 오자 양육비까지 들어갈 일을 생각하니 답답하기만 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렇다고 부모님 용돈을 줄이자니 죄송스러운 마음이 들고, 그냥 유지하자니 저축할 수 있는 돈이 얼마 안되어 주택마련도 해야 하고, 아이도 양육해야 하고, 차도 바꿔야 하고, 대출도 갚아야 하는데 고민이 되기 시작한 것이죠.

 

아마 부모님께 매월 몇십만원씩 용돈을 드리고 계신 분들은 이 이야기에 공감을 할 것입니다. 만약 부모님 용돈을 줄이겠다고 하면 대번에 부모님은 “내가 너를 어떻게 키웠는데…….”라며 서운함을 감추지 못할 것입니다. 그렇다고 당장 우리집이 힘든데 부모님께 계속 용돈을 드리기도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이와 관련된 한 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어느 집에 형제가 있었는데 큰아들은 부모님을 모시고 살면서 매월 20만원씩 용돈을 드리고 작은아들은 분가해 서울에서 사는 관계로 주택을 구입하면서 대출금을 갚느라 여유가 없어 매월 용돈을 드릴 수가 없어 적금을 부어 1년에 한 번씩 부모님께 200만원을 드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작년에 작은아들에게서 200만원을 받으신 부모님은 그 돈으로 동남아 여행을 다녀오시더니 1년 내내 동네 사람들에게 “둘째가 해외여행을 보내 줬다.”라고 입에 침이 마르도록 자랑을 한 것입니다. 그리고 그 다음 해에 받은 200만원으로는 고급 가죽 소파를 들여놓고 동네사람들과 친척들을 불러서 다 앉아 보게 하면서 또 둘째 자랑을 한 것이죠.

 


 

큰아들은 부모님을 모시고 살면서 더 많은 용돈을 드리고 있는데 큰아들 입장에서는 어쩌면 이런 상황이 매우 억울할 것입니다. 이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똑같은 액수의 용돈을 드리더라도 그 방법에 따라 효과가 달라진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결혼을 하면 많은 부부가 부모님 용돈문제로 부담을 갖는 일이 생기게 마련입니다. 특히 맞벌이 부부의 경우에는 그 부담이 더욱 크고 아이라도 생기면 양육을 부탁 드려야 할지도 몰라 양가 부모님께 드리는 용돈이 더욱 고민스럽습니다.

 

실제로 상담을 해 보면 많은 분들이 부모님 용돈과 부모님께 자녀의 양육을 부탁할 경우 양육비에 대해 부담을 많이 느끼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거기에 주택이라도 마련하면 당장 대출이자까지 부담해야 하므로 현금 흐름에 문제가 생기고 저축은 꿈도 꾸지 못하게 되는 것이죠.

 

예컨대, 매월 500만원 정도의 수입이 있는 맞벌이 부부가 미혼때부터 부모님께 각자 30만원씩 용돈을 드려 왔다고 하면 결혼 후 월 60만원이 고정적인 용돈으로 나가고 4억짜리 아파트를 구입하는 데 2억 원의 대출을 받았다면, 매월 대출 이자로 약65만원, 각종 생활비와 공과금, 두 사람 교통비와 용돈 등으로 200만원이 들어가고, 또 아이의 양육을 맡기면서 부모님께 매월 100만원을 드리고 나면 저축할 돈은 채 100만원이 되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맞벌이부부들이 이런 패턴으로 소득을 운용 하고 있어 자산을 모으고 불려 나가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입니다. 기본적으로 저축가능 금액이 적으면 돈을 모으고 불리는데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게 되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결혼 전에 부모님께 용돈을 많이 드렸더라도 결혼 후에는 변화를 줄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부모님께 효도하는 방법도 바꿔야 합니다. 당장 원망을 들을 수 도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부모님과 자식 모두에게 도움이 될 것입니다.

 

물론 낳아서 이렇게 키워주신 부모님의 은혜에 보답하는 것은 자식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도리입니다. 하지만 자녀와 부모가 모두 부담을 느끼고 서운함을 갖는다면 방법이 잘못 된 것입니다.

 

만약 부모님이 경제 활동을 하고 있다면 매월 용돈을 드리는 것은 별로 좋은 방법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부모님이 매달 소득이 있는데도 용돈을 드리면 부모님은 그 용돈을 매월 수입의 일부로 생각하여 여기에 맞춰 소비도 늘어나게 됩니다. 경제활동을 못하실 상황이라면 매월 생활비를 드리는 것이 당연하겠지만 경제활동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면 매월 용돈을 드리는 것은 부모님의 소비성향만 키우는 셈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다 은퇴를 하고 경제 활동을 중단하게 될 경우를 생각해 봅시다. 한번 늘어난 지출규모는 쉽게 줄이기 어려워 자녀에게 더 많은 용돈을 요구하게 될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자녀입장에서는 늘어난 용돈의 부담으로 인해 가계의 현금흐름이 더 나빠지게 됩니다. 그렇다고 용돈을 무턱대고 줄이면 부모님이 서운해 하실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고요.

 


따라서 앞선 이야기의 작은아들처럼 애초에 용돈을 모아서 드리는 것이 매달 조금씩 드리는 것보다 훨씬 더 효과적이 고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게 하는 방법입니다.

 

또한 재무목표에 따라 용돈의 액수를 줄여 나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주택 마련을 위해 대출을 받았다면 대출금 상환의 어려움을 부모님께 말씀드리고 주택을 마련하는 데 부모님의 도움을 받지 않는 것을 조건으로 매월 용돈을 드리는 것 대신 보너스나 적금을 부어 1년에 한 번 용돈을 드리는 것으로 조정하면 크게 무리가 없을 것입니다.

 

이렇게 하여 고정적으로 나가던 매월 30만원의 용돈을 매월 저축하여 1년에 한 번 100만원, 200만원 등의 목돈을 드리는 것으로 바꾸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매월 부담하는 고정지출이 줄어들게 되어 저축 여력이 생기고 부모님도 목돈으로 받은 돈을 꼭 필요한 곳에 유용하게 잘 활용할 수 있어 돈의 효용성도 키우고 서운함이 덜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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