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팬은 부동산 투자에 별로 관심이 안땡긴다.
그냥 편히 자빠져 쉴 수 있는 방 두개 짜리면 되었지, 거주하는 집이 아닌 시세차익을 노리기 위한 투자에 대해서는, 여윳돈도 없을 분더러 나보다 더 어려운 무주택서민에게 범죄를 저지르는 것 같아서 말이다.
그래서 요모양 요꼴로 전세를 면치 못하고 사나보다.
항간에 일부 재테크 전문가들이 요즘 같은 저금리시대에서 투자처가 마땅치 않은 판국에
그나마 안정적인 투자처 또는 거주처로써 충남 천안 땅의 아파트를 강추하고 있다.
터팬이 보기에는 아마 왕년에도 간혹 그런 유언비어로 한몫 챙겼듯이 이번에도 역시 그 자신
들은 절대 천안에서 살지도 않을거면서 투기목적으로 미리 접수하고 나서 그 값을 더 높이기
위한 목적이던가, 아니면 현실적인 무엇인가를 잘못 생각하지 않나 싶다.
천안 땅의 아파트가 왜 그리 매력이 있다고들 떠들까?
서울에서 200리 남짓 밖에 안돼서?
2004년도에 초고속열차가 정차하니까?
아파트값이 서울보다 훨씬 싸다구?
차떼기하는 딴나라 StarPlayer 들과 버금가도록 서민들을 우롱하는 만행이 아닐까 싶다.
터팬은 직접 천안시민이 되어보자고 미리 상상일기 1탄~4탄을 써 본다.
8월 7일(토) 오후. 드디어 집을 장만하다.
8년간 알뜰히 모은 자금을 털어서 드디어 2004년 3월 천안 쌍용동 23평형의 주공아파트를
싯가대로 1억 2천 5백만원 에 구입하기로 작정했다.
복덕방 아찌한테 듣자하니 1년 전에 비해 20%가 오른 가격이란다.
더 오르겠지~ 애써 자위하면서 장만하기로 했다.
취득하면서 7백만원 정도의 세금과 비용이 들었다…
징하게 아깝네. 이런 소형아파트에도 글케 세금을 받고 싶은지 여의도의 도둑놈들에게 묻고 잡다.
8월 16일. 이사를 하고 첫 출근일.
고속철도를 타면 서울역까지 35분이 걸린다기에 종로에 위치한 회사의 출근시간인 8시 30분에
맞추기 위해 집에서 나서는 시간을 7시 20분 정도로 계산했다.
출 퇴근으로 1시간10분 정도를 버리려니 너무 아깝지만 열차에서 책이라도 보면서 버티기로
했다.
쌔집을 기분 좋게 나서서 천안 역에 가기 위해 마을버스를 타기로 했다.
말뻐스 정류장까지 5분 걷고 … 5분이나 기다려서 10분을 돌고 돌아 고속철도역에 도착했다.
벌써 역 도착까지만 20분 잡아먹어서 7시 40분이 되었다. 플랫폼까지 또 3분!! 다행히 2분여
기다리니까 쭉빵한 KTX 열차가 도착한다.
들뜬 맘으로 승차해서 입석이나마 서울역에 도착하니 8시 20분!!!
으악~~~ 10분 밖에 안 남았다.
허겁지걱 전철역까지 질주했다. 5분은 족히 걸린다.
또 3분 기다려서 전철을 타고 종각역에 도착하니 8시35분이 되어버렸다.
아~ 늦어뿌렀다. 어차피 지각인 것을...쩝!!
포기한 심정으로 터덜터덜 걸어 회사엘 도착하니 8시 45분. 15분 지각!!!
출근시간만 해도 그렇게 후달리게 달려도 꼬박 1시간 25분이 걸려 버렸다. 그렇다면 내일 부터는 넉넉하게 6시 30분에는 출발해야겠다.
흐미~ 이게 뭣 짓이래? 서울과는 1시간 생활권이라고 그렇게 떠들더니, 겪어 보니 2시간
생활권 이잖어…??
천안-서울간 월정액승차권 20만원에 마을버스며 전철요금 2,200원(월5만원) 합해서 25만원이
깨진다. 직장이 강남으로 옮겨지면??? 그건 악몽이다.
8월 20일(금). 생애최초로 재산세 낼 자격을 얻게됨을 자축하던 날.
친구들과 집장만 턱 내려고 8시에 무교동 오겹살집에서 모여 소주 두 병 까고 입가심으로
생맥주 1,000cc 까지 들이켰다.
알딸딸 할 즈음 헤어져 시계를 보니 자정이 가까워진다. 어라?? 아침에 열차시각표를 확인
안했네.-_-;;; 명색이 최고급 고속철도니 24시간 풀가동 하겠지~ 싶었다.
자정을 넘겨 12시 30분께 서울역에 도착하니 이런 막차 밖에 안 남았네.
그나마 다행이다. 휴~
30여분 졸다가 천안역에 도착해 더부룩한 속도 달래고 새 건물에 흔적도 남길 겸해서 화장실
에서 건더기도 배출하고서(^^;;;) 말뻐스 타러 갔다. 이건 왠걸. 아무리 기다려도 뻐스가
오질 않는 것이다.
씁쓸한 심정으로 택시를 타고 집에 돌아왔다. 새벽 2시쯤 잠자리 들면서 새벽 6시 이전에
일어날 생각을 하니 착잡할 따름이다.
9월 4일(토). 오전 10시. 천안시민이 되면서 포기해야 것들.
터팬이 다니는 회사는 주5일 근무제가 시행되어 아직도 침대에서 퍼질러 있다.
삐약삐약 ~~~ 거리면서 휴대폰이 칭얼댄다.
터팬 : 여부쑈 !?!
전화질임자 : 터팬 오라버니. 올만이유. 주무셨슈?
터팬 : 음냐… 너 ‘커벨’이구나.^^ 뭔일로 이 꼭두새벽에 전화질이냐? 아직 이 몸을 못 잊은겨?
커벨 : -_ㅡ;;; 콧구녕이 두개 라서 숨을 쉬겠네. 새로 만난 그이랑 날 잡았수. 담주 토욜 1시에 서초웨딩홀이니깐 꼭 오시구랴.
터팬 : 머시라? 사귀던 그 넘 말고 또 딴 넘하구 결혼?? 게다가 토요일??? 얌마. 이 오라버니가 지난 달부터 충청도민 된 걸 몰랐냐? 서초동까지 가려면 최소한 2시간 넘게 걸리잖어! 안되겠다. 계좌번호 불러라.
커벨 : 그렇수? 감축드려요, 부조나 이빠이 하슈. 여물값 굳었네 머… 이야~ 신난다. ^^
터팬이 그간 쌓아둔 모든 인적 물적 네트워크는 죄다 수도권에 있거니와, 주말은 물론이고
평일 조차 서울에서 뭔 일을 할라치면 정밀하게 스케쥴링도 해야 하고 그야말로 모진 마음을
먹어야 한다.
새롭게 천안에 둥지를 틀고 천세만세 그곳에서 살거라면 모를까… 어지간한 건 죄다 포기하고
살 것을 각오해야 한다. 이렇듯 현실적으로 천안땅의 거주메리트가 뻔하고, 멀잖아 투자가치 또한 뽀록날 것
아닌가?
최근 거래가격이 수 십% 가 상승되어 고속철도개통 반사이익이 충분히 반영된 상태다.
이론으로만 나불대는 나이롱전문가들의 혹세무민 때문이다.
앞으론 '국회우원이 개' 라고 해도 안믿을꺼다.
그래도 무현 성님이 공약한 행정수도 이전地가 천안으로 확정되면 대박 터질거라구?
2007년이 되어야 입지 선정해서 착수한다는 뉴스 못 들었는가?
완전히 이전하려면 또 몇 년은 걸릴 것이고, 게다가 천안이 새로운 행정수도로 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시는가?
하긴 인간관계 포기해도 좋고, 서울에서 누리던 각종 문화/편의생활에 미련이 없으시다면
나름의 매력은 있다.
일단 술값이 덜 들것이다.
서울까지의 교통비 (연간 300만원 이상) 말고는 돈 쓸 일도 확실히 적어질 것이다.
공기도 조금은 좋겠지?
출퇴근 하면서 피곤한 나날을 보낼 테니 다이어트 효과도 기대된다.
또 찾아올 사람도 거의 없을 테니 ‘조용한 왕따’가 되기에는 안성맞춤이다.
여태 풀어놓은 단점들을 아무리 긍정적으로 해석해보아도 터팬이 장가를 가기 위해서라도
서울권을 벗어나서는 안되겠다 싶은 결론이 나온다.
이러저러한 이유로 이미 천안에서 새 둥지를 트신 분도 계시고, 터팬이 간과한 미래가치를
들고나와서 반박하실런지 모르겠다.
얼마든지 좋다. 일단 한번 그곳에서 살면서 서울로 출퇴근 해보시라.
터팬은 적어도 서울에 애착을 갖고 있진 않지만 일터가 서울인 이상은 직장에서 한 시간
거리에서 살고 싶다.
먹고 살지면 어쩔 수 없지 않은가?
참고로 일산신도시 탄현 지역은 천안지역의 비슷한 조건일 때 오히려 싸다.
잘 아실테지만 탄현에서 서울 중심부까지는 1시간 밖에 안 걸린다.
일산이 천안보다 교통이나 각종 거주시설이 월등하다는 걸 부정하고 싶지는 않으시겠지?
굳이 일산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여기저기 검증없이 떠드는 전문가들의 투자정보나 신문기사
따위를 맹목적으로 믿지만 마시고 냉정하게 뒤집어 볼 수 있도록 자신만의 투자 안목을 길러
주시길 바란다.
공부하는 사람이 돈버는 방법도 잘아는 법이다.
정 여유가 없으신 분은 터팬이 운영하는 동호회(http://myclub.moneta.co.kr/peterpan) 에서
정보와 경험도 나누고, 다른 데서는 10만원 짜리지만 공짜로 해주는 [Chojja재태크상담]도
이용해 보시길 바란다.
요즘 들어 투자전문가도 아닌 터팬이 심심찮게 재테크선수들에게 반항하는 글을 쓰는
소행에 대해 욕을 해도 좋다.
터팬의 시각에서는 부동산업계 선수들이 권하는 '투자유망지역' 이라는 것들 상당수가 해당
지역의 중개사&토호들과 유착이 되어 있거나, 자기가 미리 사놓은 경우가 많다고 본다.
유유상종이라 '그 밥에 그 나물'인 선수끼리 담합하여 칼럼과 강의에서 입을 맞추는 수도
있다는 사실도 알아두시라. 증권업계만 작전이 판치는게 아니라 이 바닥도 작전이 설친다.
미리 기초 내공을 쌓아두고 그런 정보들은 참고만 하시라.
가치있는 투자정보 라는 것은 불특정 다수에게 공개된 순간 이미 '맛이 간' 정보라는 걸 잊지
마시라.
터팬이 이렇듯 업자들로부터 봉변을 당할지도모를 위험한 멘트를 날리는 이유는 터팬보다 착한 Chojja 여러분들을 좋아하는 아웃사이더이기 때문이니 한줄달기로 위안을 해주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