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주고 약주면 당연히 손해이다. 왜냐면 병을 안주면 약을 줄 필요도 없고, 약을 먹는다고 병이 빨리 낫지도 않고 빨리 낫기 위하여 더 많은 약을 먹어야 하기 때문이다.
3월 22일 정부는 DTI(총부채상환비율)을 4월부터 8.29대책 이전으로 환원하는 내용의 정책을 발표하였다.
가계부채문제의 심각성과 금융시장의 안정을 위하여 적절한 대출규제의 필요하고 자신의 소득에 비하여 감당할 수 없는 대출을 받아서 부동산 구입을 하는 것 역시 바람직하지 않다.
DTI부활로 인한 거래위축을 막기 위하여 실수요자에 대하여 DTI비율을 최대 15%까지 확대하고 주택 취득세율을 50% 추가 감면해 9억원 이하 1주택자는 2%에서 1%, 9억원 초과 1주택자와 다주택자는 4%에서 2%로 낮춰주도록 하였다.
현재 부동산시장 상황에서는 DTI의 본질적인 효과인 대출규제 보다는 DTI자체가 가지는 심리적 영향이 더 크기 때문에 금융시장 안정의 효과보다는 부동산시장 거래침체의 부작용이 더 크게 나타날 수 밖에 없다.
부동산시장의 바로미터인 강남의 경우 이미 DTI가 적용되고 있었음에도 작년 추석 이후 재건축을 중심으로 상승을 주도했고 이런 강남의 거래량 증가는 1,2월 수도권 전반적인 거래량 증가로 이어졌다.
즉, 강남의 상승은 DTI보다는 공급물량 감소와 전세강세, 재건축 기대감의 영향에 따른 투자수요 유입이 직접적인 원인이며 강남의 거래량 증가는 투자심리 회복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수도권 투자심리를 자극하면서 수도권 거래량도 동반 상승을 하였다.
하지만 3월이 되면서 부동산시장의 거래량은 급격하게 줄어들었는데 중동사태, 일본지진 등 대외적인 원인 이외에 강남과 수도권의 거래량 급감의 원인은 차이가 있다.
강남은 이미 DTI가 적용되고 있었기 때문에 DTI가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하고 오히려 서울 재건축허용연한 축소무산, 개포주공 지구단위계획무산 등 강남 재건축 규제가 직접적인 원인이다.
반면, 수도권은 강남위축과 DTI부활로 인한 투자심리가 급격하게 위축이 된 것이 거래량 급감의 원인이다.
이렇게 강남과 수도권의 거래량 급감의 원인이 다름에도 정부는 금융시장 안정을 위하여 DTI라는 병을 주면서 거래활성화를 위하여 취득세를 낮추는 현실과 동떨어진 크게 약효도 없는 약을 주고 있으며 결국 실수요자만으로 거래량이 늘어나는 것은 한계가 있고 이렇게 위축된 거래량은 분양시장에도 타격을 주기 때문에 신규분양물량 급감으로 전세물량 감소가 되고 전세가 상승이 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그 피해는 서민들이 볼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수도권은 DTI라는 공포, 불안심리의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에 취득세 감면을 하더라도 단기간에 거래량이 회복되기는 어렵고 3월의 거래량 급감은 4월에도 이어지기 때문에 5월이 넘어가면 정부에서 거래활성화 추가대책 이야기가 나올 수 밖에 없고 더 많은 약을 투여하게 될 것이다.
반면 강남은 DTI 적용되고 있었고 취득세 감면혜택까지 주면서 거래량 급감으로 가격조정이 급매물이 나오고, 추가 거래활성화 대책이 나오면 강남 재건축급매물부터 거래가 되는데 결국 세금으로 강남 투자자에게 보너스를 주는 것과 같다. 왜냐면 취득세 감면 등의 대책은 정부에서 세금으로 보존을 해주기 때문이다.
과거 부동산 상승기에는 DTI가 금융시장 안정에 도움을 주는 긍정적인 정책이었지만 현재와 같은 침체기, 불안기에는 DTI는 투자심리 위축을 시키는 부정적인 정책이다.
소위 오른다는 보장이 없는데 DTI를 폐지해서 100%대출을 해준다고 해도 투자할 바보는 없기 때문에 현재 상황에서 DTI는 금융시장안정이라는 긍정적인 약이 아니라 투자심리 위축이라는 부정적인 독인 것이다.
1,2월 반짝 거래량 증가의 통계적 한계와 시장상황에 맞지 않는 DTI부활로 인한 투자심리위축으로 감소한 거래량을 회복시키기 위해서는 빠른 추가 대책이 필요하며, 자칫 추가대책의 타이밍이 늦어질 경우 여러 대책이 나와도 심지어 다시 DTI를 다시 폐지한다 하여도 거래량은 기대하는 것처럼 빨리 회복되지 않을 수 있다.
또한 DTI가 약이 되려면 부동산시장이 과열될때 사용해야하는데 독으로 사용했기때문에 과열이 될때 무슨약을 사용할지 또 하나의 숙제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