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션이라는 단어 앞에 붙는 말이 많다. 대표적인 것이 인플레이션, 디플레이션이다. 그리고 약각은 변형된 것으로 스태그플레이션, 하이퍼인플레이션이 있다. 또 다른 변형으로는 디스인플레이션, 리플레이션 이라는 것도 있다.
과연 인플레이션이나 디플레이션을 무엇으로 보는지에도 학파에 따라서 서로 다르다. 원래는 인플레이션은 통화의 과잉에 따른 화폐가치(*구매력)의 하락을, 디플레이션은 통화의 부족 또는 생산성의 향상에 따른 생산량의 증가에따른 화폐가치의 상승을 말한다. 그러나 이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통화의 과잉/부족과는 상관없이 물가의 변동만을 보고 인플레이션 또는 디플레이션을 말하고 있다.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에 관한 더 많은 이야기들은 다음 기회로 미루고 오늘은 앞으로 미국 경제에 일어날 일들을 이 플레이션 형제들 중에서 누가 될 것인지를 알아보고자 한다.
지금 기본적으로 불고 있는 힘은 디플레이션이다. 그 동안 늘어나던 부채가 위험한 단계를 지나 더 이상 부채 증가를 감당하기 어려워 어쩔 수 없이 축소되는 단계에 들어가 있다. 이것만으로 보면 앞으로 일어날 일은 디플레이션이다.
그러나 미국의 중앙은행이나 정부는 이를 그냥 내버려두지 않는다. 먼저 중앙은행이 금리를 낮추어서 부채의 원리금 상환금액을 줄이려고 한다. 동시에 낮은 금리로 다시 부채를 빌려준다. 그러고는 이 새로운 부채로 과거 부채의 원리금을 갚으라고 한다. 그러나 만약 이 단계에서도 은행이 더 이상 빌려주지 않거나 고객이 더 이상 빌려가지 않으면 금리인하를 통한 부채 원리금의 감소, 나아가서 하락하는 자산 가격의 재상승, 그리고 소비의 증가를 통한 경기의 회복은 어려워진다. 이럴 경우에도 일어나는 일은 디플레이션이다.
일반적으로 중앙은행을 최후의 대출자라고 하나, 정말 위급한 상황에서는 중앙은행은 결코 최후의 대출자 역할을 하지 못한다. 이때 등장한 것이 정부다. 즉 정부만이 최후의 차입자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정부가 부채를 발행하여 이 돈으로 축소되는 경제를 다시 부풀리려고 한다. 케인즈의 주장이 바로 여기에 있다. 그러나 진공 속에서가 아니라 현실 속에서 이 정책이 얼마나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예를 들면 1990년대 일본의 경우 매우 큰 규모의 재정적자에도 불구하고 일본 경제는 제대로 살아나지 못했고, 지금도 그러고 있다.
중요한 것은 금융시장이 다시 살아나는 것이다. 중앙은행의 금리인하를 통한 시장 유동성 회복 정책이 성공을 하는 것이다. 이를 제대로 하려면 사과의 썩은 부분을 도려내야 한다. 그래야 마음놓고 남은 사과를 먹는다. 그러나 미국의 중앙은행은 그렇게 하려고 하지 않는다. 도려내다 보면 남는 것이 없을지도 모른다는 걱정 때문이다. 더 정확하게는 월가의 대형 금융기관이 도산하고 그래서 금융 시스템에 마비가 오는 일을 막아야 한다. 그래서 지금까지 그냥 어쩔 수 없이 빠른 속도로 금리를 낮추고 있다. 그러나 아직 그 효과가 잘 나타나지 않고 있다. 아마도 중앙은행은 효과가 나타날 때까지 더 금리를 낮출 것이다.
그래서 시중에 시장 유동성이 부분적으로 회복된다고 하자. 그 결과는 무엇일까? 그 정도가 약하면 스태그플레이션이고, 심하면 하이퍼인플레이션이다. 스태그플레이션이란 경기는 제대로 살아나지 않는 가운데 통화증가로 화폐의 가치가 심하게 떨어지는 것이다. 이것의 결과적인 현상은 물가의 높은 상승으로 나타날 수 있다. 하이퍼인플레이션이란 화폐가치가 매우 심하게 떨어지는 것을 말한다. 이 결과의 현상은 더 높은 물가의 상승으로 나타날 수 있다.
이렇게 본다면 앞으로 일어날 일은 3가지 유형이다. 디플레이션, 스태그플레이션 그리고 하이퍼인플레이션이다. 디플레이션이 가장 심하게 나타난 것은 1930년대의 대공황이며, 하이퍼인플레이션이 가장 심하게 일어난 것은 1920년대의 바이마르 공화국과 지금의 짐바브웨다. 그리고 스태그플레이션은 1970년대 미국이다. 불행하게도 필자는 아직 이런 3가지 유형이 일어나는 동태적인 과정을 머리속에 그리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 이 칼럼에서는 부족한 상태로나마 이런 작업을 해나갈 것이다.
글쓴이 : 하상주 투자교실 대표 하상주 l http://www.haclass.com